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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후변화 시대, 스마트팜을 생각하며

[기고]기후변화 시대, 스마트팜을 생각하며

기사승인 2023. 07.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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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지원 원장 (5)
이지원 농촌진흥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농작물의 고향은 원산지라고 부른다. 기술의 발전으로 대부분 작물이 원산지가 아닌 곳에서 재배되고 있지만, 원산지 환경과 다른 곳에서 작물을 재배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요즘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농산물을 얻으려는 소비자와 높은 소득을 얻으려는 농업인, 그리고 품종과 재배기술 발전이 맞물리며 원산지가 아닌 곳에서도 작물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대표 기술이 시설원예다.

우리나라 농업에서는 시설원예의 비약적 발전을 벼 자급을 이뤘던 녹색혁명에 빗대 백색혁명으로 표현한다.

시설원예의 피복자재인 비닐의 색깔이 하얀색을 띠기 때문이다. 시설농업은 온도 조절을 통해 원산지가 열대지방인 작물까지도 겨울에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경지 이용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농업인의 소득과 농업 경쟁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

우리나라 시설재배는 1980년대 경제와 함께 급성장하여 현재 5만7000여ha 정도로 면적으로는 세계 3~4위 수준이다.

높은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지닌 시설원예는 우리나라 농업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노동력 부족과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의 공급 불안, 생산량 감소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과 산업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시설농업은 경제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스마트팜 보급 확대 정책에 따라 첨단온실의 설치 면적이 7000ha에 이르렀고, 수경재배 면적 또한 시설재배의 9.8%인 5634ha까지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겨울철 가온재배는 1만9000ha로 시설재배 면적의 약 33%를 차지할 정도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가온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 재배 과정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비료나 배지, 식물체 쓰레기 등이 제대로 처리되거나 재활용되지 못해 환경에 부담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탄소감축은 농업에서도 예외가 아니고, 화석연료의 공급이 불안정해져 가는 상황에서 기후 적응성을 고려한 작물 재배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의 조건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업 활동이 자연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소비자는 농산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생산자는 투입을 줄이려는 재배기술의 실천이 필요하다.

아울러, 작물과 시설에 맞는 정밀한 양분, 수분, 환경, 병해충 관리를 통해 투입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팜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

문제 해결을 위한 왕도는 없다. 좋지 못한 환경에서도 재배 안정성이 높은 품종, 정밀한 재배관리기술, 자원의 재활용 기술, 작물에 적합한 재배지 선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목표는 모든 부문에 구조적 전환이 필요한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미래 세대와 농업 발전을 위해 꼭 가야만 하는 길이다.

그 첫걸음은 국민 모두가 우리 농업과 농산물을 이해하는 것이고 그 대안은 스마트팜 기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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