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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비상하는 한베트남 관계의 미래 30년을 향하여

[칼럼] 비상하는 한베트남 관계의 미래 30년을 향하여

기사승인 2023. 06. 2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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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 전 주베트남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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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 전 주베트남 대사
1992년 한·베트남 수교 이래 31년간 양국은 기적적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관계 발전을 이뤄 왔다. 특히 한국의 베트남 전쟁 참전이라는 과거를 뒤로 하고 미래의 공동 발전을 향한 강건한 파트너십을 증진해 왔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는 한국 외교사상 최대 성공사례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양국 교역 규모는 877억 달러로 전체 한-아세안 교역의 42%를 차지한다. 베트남은 이제 중국, 미국 다음인 한국의 제3의 교역상대국이다. 또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 됐으며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전체 수출의 35%을 책임지고 있다. 이는 짧은 한·베트남 관계의 역사에 비춰봐도 경이로운 일이다.

지난해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에 양국관계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됐다. 지난 22~24일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30년을 시작하는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하고 동시에 미·중 대립의 격화라는 중대한 시대적 전환기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지난 30년 간 양국이 파트너십의 눈부신 성취를 바탕으로, 한층 도약하는 미래 30년의 청사진을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먼저 양국 외교장관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에 서명함으로써 외교안보, 경제, 무역투자, 개발협력, 과학기술, 정보통신, 노동 보건, 문화 관광, 인적교류, 지역 및 국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위한 구체 방안을 마련했다.

2030년까지 양국 무역액 1500억 달러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고, 향후 7년간 40억 달러 규모의 경협자금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베트남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미래파트너십을 발표함으로써 일방적이 아니라 함께 번영하는 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역점을 뒀다. 이제 베트남과의 협력은 제조업에서 서비스, 과학기술 공동 연구로 진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국어 교육기관을 방문하고 문화 교류의 밤 행사에 참석한 것은 양국 관계가 국민 간의 교류 증진과 고양된 우호친선의 바탕위에 발전해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동남아시아는 미·중 대결이 가장 첨예하게 전개되는 지역 중의 하나이고 그 중에서도 베트남은 미·중이 영향력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다. 윤 대통령이 베트남 지도자들과 안보, 방산 분야에서 깊은 협의를 하고 베트남이 세계 2위의 매장량을 보유한 희토류 공급망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이런 미·중 대결의 시대적 조류를 감안한 것이다. 이번 윤 대통령 베트남 방문을 통해 얻어진 의미있는 성과를 미래의 더 큰 결실로 연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일관되고 사려깊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불행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맺어진 관계이기에 더욱 양국 지도자와 정부간 관계를 흔들림 없이 강화해 나가야만 한다. 개발협력, 기술 이전 등 베트남 경제 발전에 공헌하는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연례화에 합의한 외교장관 대화도 매년 개최하는게 중요하다.

또 현지 진출 우리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 추구가 목표이지만 이제는 베트남에 대한 기술 이전, 베트남 기업이 생산한 부품 조달 비율 증대 등 고용 뿐 아니라 현지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여러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강구할 시점이다. 주베트남 대사로 활동했던 경험에 비춰 최상의 양국 관계는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고 좋아하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베트남은 지난해 1인당 GDP(국내총생산) 40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약 8%)을 했다. 우리 국민이 늘 겸허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로 베트남 국민을 대하는 것은 한국의 국격을 높일 뿐 아니라 흔들림 없는 한·베트남 관계 발전으로도 연결된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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