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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식 칼럼] 해치와 월디의 스토리텔링

[강요식 칼럼] 해치와 월디의 스토리텔링

기사승인 2023. 05. 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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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사상가 중의 한 사람인 스웨덴 스톡홀름대의 요나스 리더스트럴러 교수는 CEO가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으로 스토리텔링 능력을 들었다. 전 GE 회장인 잭 웰치도 자신의 후계자를 정할 때 가장 중시한 것은 '대중연설과 프리젠테이션 능력'이었다. 이것은 이야기를 소재로 상대방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소통 리더십이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란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스토리는 상대방에게 어떤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자연스럽게 몰입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국가 성장 동력을 뒷받침하고, 개인, 기업 및 기관에서 역량 강화의 필수 요소이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재앙을 물리치며 안전을 지켜주며 행운을 주는 수호자로서 '해태'라고도 불리는 해치를 서울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스토리텔링에 활용하고 있다. 해치는 신라시대 관복에 등장하였고, 조선시대 사헌부(감찰 및 사정기구) 관원이 머리에 쓰는 관과 사헌부의 수장인 대사헌 관복 흉배에 새겼을 정도로 정의(正義)를 상징하고 상서로운 뜻을 지녔다.

 10년 전 많은 시민이 기억하고 좋아했던 서울시의 캐릭터, 귀여운 노란색 해치는 중간에 서울시장이 바뀌면서 잠시 사라졌지만, 최근 오세훈 시장체제에서 부활하고 있다. 서울의 새 도시브랜드 슬로건은 'Seoul, my soul'(내 마음을 채울 수 있는 도시 서울)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 아이템으로 전 세계인에게 '서울' 하면 떠오르는 상징으로 각인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디지털재단에도 해치와 비슷한 친구가 있다. 세계 와이파이 규정이 제정되던 해인 1997년에 금성에서 태어난 월디(Worldy)는 홍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월디는 로봇으로 태양계를 떠돌다가 디지털 혁신기술을 좋아해서 재단에 온 것이다. 그의 취미는 VR 콘텐츠 보기이고, 가장 싫어하는 곳은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 곳이다. MBTI는 ESFJ(사교적 외교관)형이다.

 월디는 월드(World)와 디지털 리더스(Digital Leaders)를 줄인 말이고, 세계 속 디지털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다. 얼마 전 재단의 한 행사에서 서울의 안전을 지키는 수호신 해치와 디지털 리더인 월디가 만났다. 캐릭터 인형으로 만난 둘은 최근 유행하는 아이돌 춤 배틀을 하며 풍부한 스토리텔링으로 청중의 관심을 모았다. 

 해치와 월디 두 캐릭터가 각자의 세계관에서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으로 서울시와 재단의 사업을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알리는 데 톡톡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해치와 월디는 MZ세대가 좋아하는 숏츠 '밈' 영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듯 스토리텔링은 팩트보다 강력한 힘이다.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를 뒤흔든 비결도 바로 스토리텔링의 힘이었다. 

 서울시는 '그레이트 한강'(세빛섬, 서울링, 노들섬 등)으로 스토리가 입혀지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소재, 내용 구성, 전달 방식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하고, 이를 주도할 CSO(Chief Story-telling Officer)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스토리텔링은 상대방에게 정서적 몰입과 공감을 끌어내는 특성이 있다. 바로 개인, 기업과 조직의 경쟁력은 스토리텔링에서 시작된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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