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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이주민 유입 급증에 ‘비상’...전국 비상사태 선포

이탈리아, 이주민 유입 급증에 ‘비상’...전국 비상사태 선포

기사승인 2023. 04. 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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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상륙한 이주민 수, 전년동기대비 4배 급증
伊 정부, 국가차원 대응 위한 재정 72억원 할당
ITALY-EUROPE-MIGRANTS <YONHAP NO-0081> (AFP)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해안경비대가 난민선에 타고 있는 이주민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사진=이탈리아 해안경비대 제공
이탈리아가 지중해를 경유해 자국으로 들어오는 이주민이 이례적으로 급증하자 전국에 6개월 동안 지속되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넬로 무수메치 시민보호 및 해양부 장관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주민 급증 문제에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500만 유로(약 72억원)의 재정이 할당될 예정이다.

또 정부 관계자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번 비상사태 기간 동안 불법체류 이주민들을 보다 신속하게 본국으로 송환하고, 신원 확인 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무수메치 장관은 "하지만 확실히 하자. 이 방법으로는 (이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해결은 EU(유럽연합)의 의식적이고 책임감 있는 개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EU 차원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아프리카 대륙에서 배를 타고 이탈리아로 상륙하는 이주민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해 1~3월 이탈리아에 상륙한 이주민 수는 2만68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400명)에 비해 무려 4배 가량 늘었다. 내무부는 이날 기준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주민 수가 3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또 이탈리아 현지언론은 이날 해안경비대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사흘 동안 3000명의 이주민이 상륙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다섬에는 지난 9일 하루에만 1000명의 이주민이 도착했다.

지중해와 인접해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중동 이주민의 관문으로 통하는 람페두다섬 내 이주민 체류시설은 이미 포화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26일에는 이탈리아와 가까운 이오니아해에서 180명의 이주민을 배운 태가 침몰하며 어린이를 포함해 9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최근 들어 이주민이 급증한 요인으로는 날씨가 꼽힌다. 올해 초 기온은 예년보다 높고 바람도 잔잔해 이주민들이 지중해를 건너는 데 이상적인 기상 조건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주민들의 주요 기항지인 튀니지의 정치 상황도 작용했다. 지난 2월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은 "사하라 이남 국가에서 튀니지로 불법 입국하는 것은 튀니지 인구 구성을 바꾸려는 목적의 범죄 행위"라며 노골적인 이주민 혐오를 드러냈다.

이에 튀니지 주민들의 적대감이 커지자 신변의 위협을 느껴 유럽행을 서두르는 이주민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UNHCR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월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주민 중 약 58%가 튀니지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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