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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당국, 군사 블로거 폭발 사망 용의자 체포…“반 푸틴 단체-우크라 연관” 주장

러 당국, 군사 블로거 폭발 사망 용의자 체포…“반 푸틴 단체-우크라 연관” 주장

기사승인 2023. 04. 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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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블로거에 조각상 전달한 것은 인정'
푸틴, 사망자에 훈장 수여…정치적 이용 가능성
러' 군사블로거 살해 용의자로 검거돼 호송되는 트레포바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일어난 폭발로 현지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가 사망한 다음날인 3일 용의자로 검거된 다리야 트레포바(26)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건물 안으로 호송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가 카페에서 폭발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하며 한 여성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죽은 블로거에게 용맹 훈장을 수여한 가운데 러시아 내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이 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26세 여성 다리야 트레포바를 전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의 용의자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폭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열렬히 지지하는 블로거 블라드랜 타타르스키(본명은 막심 포민)가 숨지고 최소 30명이 부상을 입었다.

트레포바는 러시아 당국이 공개한 영상에서 타타르스키를 닮은 작은 조각상을 그에게 건넨 것을 인정했다. 타타르스키는 이 조각상 안에 있던 폭탄이 폭발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레포바는 이 조각상을 어디서 받았는지 말하지 않았으며 누군가에 의해 이용당했다는 주장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는 트레포바가 반부패재단의 지지자라며 폭발 사고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부패재단은 푸틴의 정적으로 현재 수감 중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세운 단체다. 국가반테러위원회는 "이번 테러 공격은 반부패재단 소속 요원의 도움을 받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의해 계획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이는 러시아 내부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문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이번 사건이 러시아 내부 정쟁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러시아 언론이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사건이 발생한 카페의 주인"이라고 보도한 점을 언급하며 러시아 내부의 갈등을 주목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령을 통해 "직업적 의무 수행에서 용기와 용감성을 보여준 타타르스키의 본명에게 용맹 훈장을 수여하라"고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타타르스키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공로를 인정한 것으로, 크렘린궁이 푸틴에 반대하는 세력을 축출하는 데 이번 폭사 사건을 활용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당국은 반전 운동을 하는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몰아가면서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탄압 수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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