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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유제품 침공…5년간 탈지분유 2배 들어왔다

수입산 유제품 침공…5년간 탈지분유 2배 들어왔다

기사승인 2022. 08.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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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시장서 설 자리 잃는 국산 우유
농가 수익 우선 → 국내 유기업 '밑지는 장사'
'원유 대체재' 전·탈지분유 수입량 급등
시장 축소와 달리 늘어나는 분유 수입량
업계 관계자 "분유처럼 국산 제품 설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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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의 기습 낙농가 지원금 결정으로, 우윳값 인상이 기정 사실화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국산 우유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원유가 인상은 곧 원재료비 상승이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흰 우유 판매는 밑지는 장사'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실제로 유업계는 수입용 탈지분유를 주 원료로 하는 가공유 등을 통해 이익을 남기는 상황이다.

◇탈지분유 수입액, 5년간 2배 늘었다
이 같은 상황을 방증하듯 탈지 및 전지분유 수입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다. 2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탈지분유(우유에서 지방을 분리 한 후 건조, 분말로 만든 것)의 최근 1년간 수입액은 지난 5년 전에 비해 96.5% 증가했다. 5년 전(2017년8월~2018년7월)에는 5만8497원/㎏이었으나, 최근 1년간(2021년8월~2022년7월)에는 11만5043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전지분유(우유를 그대로 건조, 분말로 만든 것) 수입액도 늘었다. 같은 기간 10만958원/㎏에서 12만8993원/㎏로 27.7% 상승했다.

특히 탈지분유 수입액 상승폭이 큰 이유는 전지분유보다 저렴하고, 원재료비 상쇄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대신 탈지분유 등을 사용하면 원재료비를 40~50% 절감할 수 있다"며 "환율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유를 사용하는 것보다 저렴하므로 사용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탈지분유와 전지분유는 우유나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을 비롯해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등을 만드는 데 폭넓게 쓰인다. 지방 함량에 차이가 있을 뿐 우유 대체제인 점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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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강세'…국산 우유에 위기 될까
여기에 멸균 우유 수입량이 늘어나는 점도 국산 원유에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버터와 치즈 등 유제품 원재료에서는 수입산 비중이 이미 상당한 편이지만, 아직 마시는 우유 제품의 대부분은 국산 원유를 사용한다. 수입산 멸균 우유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점유율을 높일수록, 국산 원유가 경쟁력을 잃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멸균우유 수입 중량은 1만4675톤(t)으로, 전년 동기(9326톤) 대비 57% 증가했다.

업계는 수입산 우유가 국산 우유보다 저렴하고,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입산 우유가 (국산보다) 몸에 더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해외 우유 강세' 트렌드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때, 분유처럼 수입산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조제분유의 수입량 및 시장점유율은 국산 분유 시장이 쪼그라드는 것과 달리 점차 늘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조제분유 수입액은 지난 2018년 7741만달러에서 지난해 9746만달러로 25.9% 늘었다. 올해 1~7월 수입액은 5668만달러다. 반면 국내 분유 생산량은 감소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분유 생산량은 전년 대비 24.5%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멸균 과정을 거치면 유해균은 물론, 유익균도 사라진다는 점에 비춰 볼 때 국산 우유가 더 신선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수입산 우유 선호도가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국산 원유 소비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마저 잃을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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