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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부품 다 갖춘 LG…‘마음만 먹으면’ 완성차 진출

車 부품 다 갖춘 LG…‘마음만 먹으면’ 완성차 진출

기사승인 2021. 01.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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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노하우·구광모 리더십 시너지
모터·2차전지·전장 기술 고도화
글로벌 기업과 합작법인 추진 등
자체 기술력에 합병으로 역량 키워
업계 "삼성보다 성공 기술력 뛰어나"
LG전장사업
“모터 달린 것은 LG가 좋다.” 전기차 시장에서 2차전지 외에도 모터 기술로 주목받는 기업이 LG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전기차 부품 사업을 그룹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기술로 손꼽히는 모터, 2차전지, 자율주행 등 전장 부품 3대 분야에서 LG의 경쟁력이 이미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기술은 어제 오늘 완성됐다기 보다는 기술을 중시하는 LG의 문화 속에서 제각각 발전을 거듭해 가능했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가전의 명가답게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에서 쌓은 모터 기술력은 전기차의 엔진 모터로 자연스럽게 발전해 왔다. 과거 휴대폰, 노트북 등에 채용된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발전시키며 채득한 노하우를 십분활용해 전기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2차전지에도 선도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전장 부품의 경우 디스플레이, 통신, 칩 등 각 계열사들이 추진해온 사업 덕에 손쉽게 자동차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LG가 마음만 먹으면 전기차 양산에 나서는 데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모터, 2차 전지, 전장 분야 등 각각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은 있지만 전기차 3대 핵심기술을 모두 보유한 곳은 LG가 유일무이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분야를 과감히 시작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개척자 정신,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꾸준히 발전시킨 구본준 고문의 뚝심에 구광모 현 회장이 더한 승부사 기질은 LG를 ‘더 강한 전장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세계 3대 부품회사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날과 합작해 오는 7월 1조원 규모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 마그나 E파워트레인’을 출범한다.

LG전자 임직원뿐 아니라 전자 업계에서도 입버릇처럼 회자되는 LG의 모터 기술력은 LG 마그나 E파워트레인의 자생력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대부분의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모터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금성사 시절부터 고군분투한 60여년 노하우는 현재 LG전자의 모터에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게 LG전자의 자부심이다. 이 같은 최고 기술력이 현재 LG 가전의 부흥을 이끌었고, 이를 넘어 전기차 모터 저력으로까지 확장된 셈이다.

LG전자는 2013년 7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부, 전기차용 모터, 인버터, 컴프레서 사업부 등 회사에 곳곳에 흩어져 있던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한 데 모아 VS(Vehicle Components Solutions)사업본부(구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LG는 이때를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이 본격화된 해로 꼽지만, 이미 2000년부터 그룹 내 자동차 부품 사업 확장 움직임은 있었다.

2000년 대우자동차 개발 총괄 이우종 사장을 LG CNS에 영입해 그룹 내 자동차 부품사업을 맡긴 것을 기점으로 2003년 AVNT(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텔레매틱스)를 완성차업체에 납품하고, 2010년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에 전기모터를 공급하는 등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왔다.

특히 LG전자가 199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버터 기술 기반 ‘다이렉트드라이브(DD) 모터’는 오늘날 LG 전기차 모터 기술력의 출발점이 됐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세탁기용 모터로 개발된 DD모터는 소음, 진동, 에너지손실을 줄인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되는데, 관련 기능은 전기차에도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LG전자와 합작사 설립을 결심한 이유도 LG의 기술력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5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한 것은 LG전자의 모터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LG전자는 완성차 메이저 거래선 대다수를 이미 확보한 마그나를 발판으로 중국, 유럽, 북미, 북미 등 더 큰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하며 전장사업을 본격화했다고는 하나 인수 외 자체적인 전장사업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LG의 경우 자체적으로 모터, 통신 모듈 등을 꾸준히 개발하며 헤드램프 회사 ZKW를 인수하는 등으로 시너지를 강화하는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학을 기반으로 오랜기간 다져온 세계 1위 배터리 기술력도 LG그룹 전장의 핵심 경쟁력이다.

25년간 시행착오를 겪어오던 2차전지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한 이후 3분기 최고치 영업이익 1688억원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전기차 배터리 쾌거는 선대인 구본무 회장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 회장은 1992년 부회장 시절 영국에서 2차 전지를 처음 접한 뒤 한국에 돌아와 럭키금속에 관련 연구를 지시했고, 이후 끊임 없는 실패와 시행착오 끝에 2001년 노트북용 원통형 리튬이온전지 세계 최초 출시에 성공했다. 이 기술력은 2004년 청주공장 LEV용 전지 최초 양산, 2007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양산, GM, 포드, 폭스바겐, 포르쉐 등 세계 웬만한 완성차를 모두 고객으로 맞는 쾌거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 중 시장 장악력이 가장 높은 점도 화학을 기반으로 한 오랜 기술 노하우에서 기인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화학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 회사다 보니 배터리 소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고성능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 관계자는 시장이 제기하는 완성차 진출 가능성에 대해 “LG는 오롯이 전자부품 솔루션 리더로 좋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미션”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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