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문재인정권 귀태’ 배현진에 “국회의원직 사퇴하고,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하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장을 막아 서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8일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문재인 정권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뜻의 ‘귀태(鬼胎)’로 규정한 것에 대해 “저잣거리 욕설에 가까운 표현”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근혜 정권 방송으로 빛을 봤던 배 의원이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국민을 모욕한다”며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신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이 함께 뜻을 모아, 촛불혁명으로 일어나 시작되었다는 걸 잊었냐”면서 배 의원을 향해 “즉각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고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하라”고 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남의 당 사정에 가급적 말을 삼가려 하지만 당 대변인의 언행이 국민 입장에서 매우 불쾌하다”고 꼬집었다.

최 수석대변인은 “‘귀태 정권이 헌정사를 뒤엎는다’는 표현은 탄핵에 나섰던 국민의 외침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박근혜 탄핵이 억울하다는 뜻이니, 국민의힘이 아니라 박근혜힘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고민정 의원은 ‘말의 품격’을 언급한 뒤 “배 의원과 그가 몸담은 국민의힘 ‘격’이 딱 그 정도였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고 했다.

배 의원이 사용한 ‘귀태’는 2012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에 등장하는 표현으로 2013년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었던 홍익표 의원은 해당 책을 인용,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에 비유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하게 할 정도의 폭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홍 의원은 원내대변인직을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