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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쟁탈전…승자는?

국내 제약사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쟁탈전…승자는?

기사승인 2020. 09.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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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팔팔' 224억원 독주
원조 비아그라 4위로 고개숙여
효능 좋고 착한가격 '승승장구'
물 없이 복용 차별화도 한몫
발기부전치료제
세월에 따른 신체적 노화는 순리지만 백세시대를 맞이한 요즘, 발기부전은 수많은 중년 남성들의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인 중 하나다. 게다가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식습관 등으로 발기부전 진단을 받는 20, 30대 젊은 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처럼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1위 자리를 놓고 국내 대형제약사들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비아그라 이후 성능은 비슷하나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산 발기부전 치료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액이 가장 높은 곳은 바로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의 발기부전 치료제인 ‘팔팔’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2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가량 증가했다. 팔팔은 2012년 6월, 출시 한 달 만에 26만5000정이 처방되면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를 단숨에 뛰어넘었으며, 이후 현재까지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2012년 5월 비아그라의 특허가 만료된 이후 70여 가지 제네릭(복제품) 제품이 나오면서 판도가 크게 바뀌었는데, 이 가운데 한미약품의 팔팔이 비아그라의 독주를 꺾고 가장 성공했다.

국산 제품의 인기 요인은 저렴한 약값과 기억하기 쉬운 독특한 제품명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한미약품은 활발하고 생기있음을 뜻하는 ‘팔팔하다’에서 이름을 따 제품명을 지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꾸준히 잘 나가고 있으며 오리지널 약보다도 오히려 더 인지도를 갖게 됐다”며 “비록 비아그라 제네릭이지만 우리 국산 발기부전 치료제라는 고유의 브랜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종근당의 센돔은 일반 정제와 물 없이 녹여 먹을 수 있는 구강 용해 필름으로 발매됐다. 출시 당시 세련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제품명으로 대번에 남심(男心)을 사로잡기도 했다. 센돔은 2019년 104억원, 올 상반기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비뇨기과 품목들의 탄탄한 라인업과 우수한 영업력이 만나 제품이 잘 팔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네릭 제품이 아닌 토종 신약의 활약도 눈에 띈다. 동아에스티의 자이데나는 세계에서 네 번째, 국내 최초의 오리지널 발기부전 치료제다. 1997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05년 첫선을 보였다. 제품명은 라틴어로 ‘연인의·결혼의(Zygius)’와 ‘해결사(Denodo)’가 결합된 말로 ‘성생활을 도와주는 해결사’라는 뜻이다. 이는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직접 작명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자이데나는 12시간에서 24시간의 적절한 작용시간과 부작용이 적은 점이 인기 비결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자이데나의 전년도 매출액은 53억원, 올 상반기 매출액은 25억원을 기록했다.

SK케미칼의 엠빅스는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의 원조다. SK케미칼은 2007년 오리지널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정’을 선보인 데 이어 2011년 세계 최초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인 ‘엠빅스S’를 시장에 내놓았다. 또 2014년에는 기존 제품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엠빅스S 신제형’을 출시했다. 엠빅스는 작년 64억원, 올 상반기 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최근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줄어드는 추세이고 노령 인구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약물의 처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팔팔’과 ‘구구’는 올 상반기 각각 224억원과 8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종근당의 ‘센돔’, 4위는 화이자의 ‘비아그라’, 5위는 동아에스티의 ‘자이데나’가 자리를 차지했다. 4위인 비아그라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모두 국내 제약사 제품이다. 약 230만명의 환자와 1500억원대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바야흐로 ‘토종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가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가격 경쟁력과 마케팅 우위가 꼽힌다”며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효능이 동일하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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