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 64년 업력 신영증권, ‘신탁사업’ 공들이는 이유

[취재뒷담화] 64년 업력 신영증권, ‘신탁사업’ 공들이는 이유

기사승인 2020. 02. 11.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최근 방영된 KBS 드라마 ‘99억의 여자’는 아직 친숙하지 않은 ‘신탁’을 소재로 쓰면서 주목받았습니다. 신탁업은 종류가 다양한데요, 재산 운영을 제삼자에게 맡기고 사후엔 맡긴 사람의 뜻대로 활용하도록 한 유언대용 신탁이 대표적입니다. 작년 10월엔 금융위원회가 신탁업자의 위탁매매비용 수취 제한을 완화하고 신탁재산 운용과정에서의 계열사 거래 제한 규정 유효기간을 3년 연장하는 내용으로 규정을 완화하는 등 정부의 규제 완화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기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신영증권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됐습니다. 1956년 설립된 신영증권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진성 고객’이 많습니다. 신영증권과 세월을 함께 보낸 고객들의 연령대도 자연스레 높아졌죠. 돈을 굴리는 투자에서 이제 자산승계를 고민하는 고객이 많아진 겁니다.

신영증권은 고민의 답을 자산승계에 무게를 둔 신탁사업에서 찾았습니다. 이를 위해 2008년 신탁업 인가를 받고 2015년부터 관련 사업 구상을 시작, 2017년 신탁사업부를 신설했습니다. 신탁사업부 수장인 오영표 이사(변호사)는 사업부가 생기기 전 합류, 2년간 신탁 관련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그가 생각한 신탁사업의 핵심은 전문성과 팀워크였습니다. 노후 재산관리, 유언, 상속·증여를 위해선 법률·재무 등 각 분야의 통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 겁니다.

그래서 신영증권의 신탁사업부는 팀 전체가 함께 움직입니다. 전국에 있는 신영증권 지점 PB들이 자산승계 컨설팅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본사로 연결해주는 식인데요, 지점으로 고객을 만나러 갈 때 오 이사는 팀원인 변호사 2명, 세무사 2명, 부동산 운용 담당 1명 등 전문가 5명을 대동합니다.

신영증권의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는 크게 유언대용 신탁과 이익증여 신탁으로 나뉩니다. 유언대용 신탁은 생전엔 종합자산관리를 받고 사후에 고객 뜻에 따라 유산 배분 설계를 합니다. 이익증여 신탁은 고객이 주식,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맡기면 원금은 고객에게 주고 주식 배당금·ELS 수익 등은 다른 사람에게 증여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유언대용 신탁의 경우 수탁액은 2017년 1분기 출시 이후 작년 2분기 기준 2573% 증가했습니다.

신탁사업은 바로 수익이 나긴 어렵습니다. 주요 대형 증권사의 경우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2~3년인 만큼 당장 결과물을 내야 하는 입장이라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신영증권은 오너 회사인데다 기본적으로 가치투자·장기투자 전략을 구사하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팝의 황제이자 엄청난 자산가인 마이클 잭슨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지만 유산 분쟁이 없었습니다. 생전 ‘유언대용 신탁’에 가입한 덕분입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신탁사업이 노후관리를 넘어 장애인신탁 등 복지형 종합 재산관리 서비스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봅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