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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교권추락,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

끝없는 교권추락,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

기사승인 2015. 05. 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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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학부모에 침해받는 교권...교권보호법 제정 목소리
작년 임용고시에 합격해 올해부터 강원도지역 모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 학창시절부터의 꿈을 이뤄 모두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요즘 고민이 있다. 수업시간에 태도가 불량한 학생들 때문이다.
A씨는 “학생들을 통제할 마땅한 방법도 없거니와 체벌을 했을 때 학부모들의 항의가 두렵다”며 “학생들에게 조롱을 당하거나 학부모의 폭언을 겪은 동료 교사들이 많다”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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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한 중학교 교실/사진=하혜봉 대학생 인턴기자
이 같은 교권침해 사례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1990년대에 년 30여건에 불과했던 교권침해사례가 2010년대에 들어와 300건이상으로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수치는 접수돼 처리된 사건에 불과해 실제 교권침해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 입시위주의 교육과 체벌 금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도 있었듯, 과거 선생님은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대한 지도를 담당했다. 인격 형성에도 관여한 것이다. 학교가 제2의 가정으로 인식된 배경이다. 학생에 대한 체벌은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용인되곤 했다. 하지만 2011년 3월 18일 이후로 시행된 ‘체벌 금지법’으로 도구와 신체를 사용한 체벌은 전면 금지됐다. 체벌이 금지되면서 벌점을 부과하는 벌점제도가 실행되고 있으나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고 조롱하는 등의 사건을 막지는 못했다.

서울지역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H군은 “학교는 그냥 학원가기 전에 공부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선생님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J군은 “어차피 선생님들이 때리지 못한다는 생각에 대드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 학부모의 교권침해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사례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교사에 대한 폭언과 욕설이 그 주요 내용이다. 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도 크게 변해 학부모가 교권에 개입하는 일이 빈번하다. 인천지역의 모 교사는 “교권에 개입하는 학부모의 언어폭력으로 하루하루가 악몽같다”고 했다. 경기지역의 모 교사는 “교칙에 의해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전학조치되었는데, 학부모로부터 협박조의 전화를 자주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 교사들의 사명감 약화

교사들의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학생들의 잘못된 태도에 그저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선생님’이라는 일을 ‘밥벌이’ 정도로 생각하는 교사들이 늘어가고 있다. 강원도 모 중학교 B씨는 “몇몇 문제학생들과 괜히 부딪치고 싶지 않다”며 “어차피 뾰족한 수도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 외국의 교권보호

미국에서는 학부모가 교사와 면담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면담일(Conference day)를 활용해야 한다. 스쿨 폴리스(School police)라고 불리는 경찰이 학교에 상주해 있다. 일본과 영국, 캐나다 등에서도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학부모가 학교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개별적으로 약속시간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외부인의 무분별한 출입을 통제하는 조치가 전무한 형편이다.

◇ 상호존중과 소통이 우선시돼야

경기도 광주 모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C씨는 “아이들과 만나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며 “학생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자연히 선생님을 존경하고 믿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행동은 교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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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는 학생들./사진=하혜봉 대학생 인턴기자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달 16일 성명을 내고 국가가 교권보호법 제정안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교총은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에 교권 보호를 위한 긴급 교섭도 제안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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