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콘돔은 ‘희귀품’ 한 상자 ‘82만원’…베네수엘라 최악의 상황

콘돔은 ‘희귀품’ 한 상자 ‘82만원’…베네수엘라 최악의 상황

기사승인 2015. 02. 05. 10:0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유가 하락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한 남미 최대 산유국 베네수엘라가 생활용품 부족 등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전체 외화벌이의 95%를 차지하는 석유 수출 관련 수입이 유가 하락으로 지난 7개월간 60% 줄었다며, 생활용품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마트나 약국 등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등 많은 불편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가 하락으로 국가 수입이 줄면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달러 결제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화폐 볼리바르가 국가 간 결제수단으로 위상이 떨어지다 보니 수출액 감소는 곧 구매력 감소로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콘돔 품귀현상이다. 콘돔과 피임약은 지난해 12월부터 약국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11월까지만 헤도 수도 카라카스의 동부와 중심부의 상점에서는 20종류가 넘는 콘돔을 구매할수 있었다.

그러나, 1월말에는 시내 중심가의 약국 10곳 어디서도 콘돔을 구할 수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콘돔을 쉽게 구할 수 없어지자 희귀 물품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 메르카도리브레(MercadoLibre)에서는 36개들이 ‘트로얀’콘돔이 한 상자에 4760볼리바르(약 8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베네수엘라 근로자 평균 임금(5600볼리바르)의 80%가 넘는 금액이다.

베네수엘라의 한 광고회사 임원 조너선 몬틸라(31)는 블룸버그에 “경제가 엉망이다 보니 성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베네수엘라 경제가)더는 내려갈 곳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콘돔 부족은 성생활 불편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난 2013년 세계은행(월드뱅크)의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전체 인구 대비 인구당 에이즈 감염률에서 파라과이와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 3위다. 청소년 임신율은 가이아나에 이은 지역 2위다.

카라카스의 한 산부인과 병원 인턴은 인터뷰에서 “청소년 임신은 경제와 보건 교육정책에서 정부의 총체적 무능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