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눈] 단단히 삐친 듯한 中, 더 이상 멀어지면 어렵다
    지금 한중 관계는 엄청나게 나쁘다고 단언해도 좋다. 사상 최악이라고 해도 괜찮다. 중국 교민들의 중국살이가 지금처럼 피곤한 적이 없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당연히 이유는 많다. 우선 한미일 동맹의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기분이 좋을 까닭이 없다. 대만의 현상 변경 반대를 종종 입에 올리는 한국 고위급 인사들의 가벼운 언사도 거론해야 한다.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부룽즈후이(不容置喙)'를 사용해 비..
  • [기자의눈] 모두가 약자인 싸움
    지난 1일 웹툰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판결로 헬렌 켈러의 설리번 선생님이라 불리던 특수교사 A씨는 아동학대 피고인이 됐고, 주씨는 자기 자식이 학대당했음을 법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 누구도 기쁘지 않은 판결이었다.몰래 녹음한 파일이 법적 증거 능력이 있는지, A씨의 발언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그들이 입을 모아 호소하는..
  • [기자의눈] 상생금융과 기업금융, 재원마련은 은행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2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업금융 지원 프로그램에 투입될 총 75조9000억원 가운데 26%에 해당하는 비용을 은행권이 부담한다는 얘기다.앞서 은행권은 지난해 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역대 최대인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도 발표했다. 상생금융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기업금융 지원방안에 20조원까지 투입하기로 한 셈이다.금융당국은..
  • [기자의 눈] 배터리업계, 선제적 광물 투자 기회 놓치지 말아야
    미국과 중국간 자원 전쟁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잇따라 광물 수출 통제를 시사하고,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같은 조치를 통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맞서고 있다. 우리나라 배터리 관련 기업들은 사실상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나 다름 없다. 자원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배터리 소재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들을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 배터리 업계는 새로운 기술과 공급처 확보를 위해 흑연에 대한 외국우..
  • [기자의눈] 양질의 노인 일자리가 필요한 이유
    우리나라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지난해 18.4%에서 오는 2050년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 10명 중 4명이 노인인 셈이다. 일자리 시장의 고령화도 가파르다. 15일 고용노동부(고용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운영하는 취업정보 사이트 '워크넷'에 올라온 신규 구직 건수는 모두 477만6288건으로, 이 중 95만9602건(20.1%)이 60세 이상의 구직..
  • [기자의눈] 기자들을 ‘5분 대기조’ 만드는 여야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오찬 회동이 있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둘러싼 '사천 논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 문제로 불거진 이른바 '윤-한 갈등' 봉합 차원에서 마련된 첫 식사 회동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회동은 비공개 형식으로 진행됐고, 기자들은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의 브리핑을 통해 회동 내용을 전달받아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브리핑 공지 시점은 기자들을 당황스..
  • [기자의눈] 중소기업에 '중대법'은 멀고도 높은 산
    법 적용 유예와 관련해 찬반논란에도 지난달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중대법)이 확대 적용됐다. 대다수 중소기업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중대법 전면 시행으로 범법자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에서다. 실제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지역상공회의소 22곳과 함께 50인 미만 회원업체 64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9.9%가 중대법 적용유예를 더 연장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중대법 대응을 위해..
  • [기자의눈] 성과급과 사괏값
    직장인들이 회사에 다니면서 가장 애사심이 떨어질 때 중 하나가 성과급 시즌일 것이다. 과거 반도체 업황이 초호황이었을 때 나온 1000% 정도의 숫자가 아니라면 대부분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혹은 그 이상, 조직의 방향성에 맞춰 움직이고 성과가 났다면 회사는 그에 걸맞은 보너스를 지급하는 게 직장윤리이며 회사는 그것을 외면하지 않아야 하는 게 정석이다.다만 최근 나오고 있는 성과급 불만 상황에 대해서는 다소 의..
  • [기자의눈] 행복한 가족이 안 보인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불 속에서 까르르 웃는 아이들 얼굴을 보면 금세 힘든 것도 사라져요."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30대 부부의 말이다. 요즘같은 세태에 어울리지 않는 말인 듯 하지만 대개 현실에서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자녀를 기르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물어보면 하나같이 입을 모아 '(힘들지만) 낳아봐야 그 기쁨을 안다'고들 말한다.반면 온라인 속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은 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 하다. 매일같이..
  • [기자의눈] 김정은의 '진짜' 헤어질 결심
    새해부터 북한의 대남 강경 대응으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전원회의에서 "한반도에는 적대적 두 국가가 공존하고 있다"며 남북관계를 더이상 민족이 아니라 적대국가로 규정하면서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남북간 긴장을 고조시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례로 북한은 최근 국가 기조를 '우리민족제일주의' 대신 '우리국가제일주의'라 칭하고, 남한을 '대한민국'이라 호명했다. 2년 전 법으로 못 박은 핵무력..
  • [기자의눈] 중국發 이커머스 공세, '전화위복'의 지혜로 맞서길
    '빨리빨리'의 민족이 아니었던가. 예로부터 한민족은 여느 산업군을 막론하고 속도를 중시해왔다. 그 민족성을 가장 잘 대변해온 것이 국내 이커머스 산업이다. 2~3일 배송이 기본이었던 시절은 뒤로 하고 이제는 반나절이면 주문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그만큼 이커머스 산업에는 엄청난 혁신들이 도입됐다.하지만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이커머스의 아성이 무너질 위기다. 중국 이커머스기업이 '저가'라는 강점으로 입지를 굳힌데 이어 '속도전'에도 뛰어들고..
  • [기자의눈] 야구도 전기차도 '클린업 트리오'가 중요
    야구에서 '클린업 트리오'는 타순에서 3·4·5번을 일컫는 용어로 득점할 때 가장 중요한 해결사 역할을 한다. 우승을 하기 위해선 여러 조건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찬스에 강한 '클린업 트리오'의 존재를 빼놓을 수는 없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기아 타이거즈에는 전신인 해태의 김성한·김봉연·김종모(KKK 타선)을 비롯해 11번째 우승의 주역인 로저 버나디나·최형우·나지완 등의 기라성 같은 클린업 트리오가 있었다.그런데 올해부..
  • [기자의눈] 총선 앞두고 나라살림은 '뒷전'
    지난 25일 국회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가결했다. 2년 전 기준으로 6조429억원(단선)에서 8조7110억원(복선)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없이 추진된다.예타는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기획재정부 장관 주관으로 신규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절차다. 사업의 경제성과 정책 필요성 등을 평가해 추진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국가재정법에서는 총사업비 500억원(국비 300억원) 이상 신규 사업은 예타를 거치도..
  • [기자의눈] 씁쓸한 철도인 신년인사회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도 알 수 없는 '철도인'이라는 신조어를 내세워 신년인사회를 매년 개최하는 단체가 있다. 넓은 의미로 철도 관련 종사자가 철도인 아닌가. 하지만 이 행사를 보면 마치 코레일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를 철도인이라고 정의를 내린 것 같은 착각이 든다.지난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4년 철도인 신년인사회'. 한국철도협회가 주최한 이 행사의 행사명만 보면 제법 거창하게 보이지만, 실제 행사를 보면 '..

  • [기자의눈] 교회의 차별금지법 반대, 약자 탄압 아니다
    교회가 차별금지법 입법을 반대한다고 말하면 이를 두고 약자를 외면한 교회, 심지어 극우세력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소수의 목소리라도 경청해야 한다고 부르짖으면서 정작 교회의 외침은 애써 외면한다.교회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름다운 포장 뒤에 있는 독이다. 현재까지 국회에서 발의된 차별금지법안들을 살펴보면 우려될 만한 독소조항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이들 법안에서 정의한 차별에는 '부정 관념 표시로 정신적 고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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