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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에 금리 3% 시대 도래...우리 경제 영향은

빅스텝에 금리 3% 시대 도래...우리 경제 영향은

기사승인 2022. 10. 1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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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물가·환율 상승 제동
가계·기업 이자 12조원 증가
영끌·빚투족 부담 가중
전문가 "내년 상반기 경기침체 우려"
가계대출 부실화로 금융권도 영향
취약계층 타깃 지원 프로그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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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실시해 한미간 금리차가 1%포인트에 달하는 등 외환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물가와 환율 상승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10년만에 기준금리가 3%에 이르면서 우리 경제는 성장률 둔화에 직면하게 됐다. 또 이번 빅스텝으로 이자가 12조원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끌(영혼까지 빚을 내 부동산구입)족과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은 물론 유동성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까지 줄도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2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빅스텝으로 이자부담은 기업과 가계 더해 12조 2000억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빅스텝 배경에 대해 "너무 크게 금리차가 벌어지면 외화유출이 커질 수 있고 환율이 절하되면서 외화 유동성 압박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며 "물가 압력과 그로 인한 금융시장 전이 가능성을 고려해서 금리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다수 금통위원들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영끌족과 해외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경고를 내놨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준이고 부동산이 지난 몇 년 사이 상당히 올라서 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부채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으로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위험자산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환율이 얼마 더 오르면 이익을 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환율이 정상화됐을 때를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면 '상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기업들의 위기도 심화된다. 이미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심각한 자금조달난을 겪게 되고 유동성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돈을 벌어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빅스텝 결정이 충분히 예상된 것이라고 봤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간 금리 격차가 더 벌어졌을 때 물가와 환율이 상당히 큰 문제가 된다"며 "기준금리를 어느정도 올려주는 게 환율과 물가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환율 불안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경상수지도 좋지 않은데, 환율 흐름이 안 좋은 상황이라서 금리를 올리지 않고는 환율을 안정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영끌족 등 취약계층의 부담이 가중될 수 없다는 점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금리를 올리면 6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금 금리를 올리면 내년 상반기 심각한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취약차주, 즉 레버리지를 많이 내 집을 샀던 영끌족들에게 많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강인수 교수도 "젊은 세대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데, 이 경우 소비도 당연히 위축될 수 있고 가계대출이 부실화되면 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총재도 "많은 빚을 내 부동산을 구입한 젊은 신혼 가구들은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가 이전에 비해 빨라 고통이 크다"라며 "금융위원회가 새출발기금이나 만기연장 등을 하고 있고 기획재정부도 예산을 통해 어려운 계층 타깃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재정이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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