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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카드 블록딜 협상 시간도 없다”…‘급전’ 필요한 BC카드의 선택은

“마스터카드 블록딜 협상 시간도 없다”…‘급전’ 필요한 BC카드의 선택은

기사승인 2020. 05.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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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카드 보유 지분, 우선 뉴욕 증시서 매도키로
이달 중으로 70만주 매각해 2000여억원 실탄 마련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 심사중…증자 참여 목적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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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가 보유중인 마스터카드 주식 처분 방식으로 우선 장내 매도를 택했다. 당초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포함해 폭 넓게 마스터카드 주식 처리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한시라도 빨리 케이뱅크 정상화에 자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장내 매도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자금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블록딜을 하려면 거래 상대방을 구해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BC카드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얘기다.

BC카드는 모회사인 KT를 대신해 케이뱅크 최대주주로 나서기 위해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 심사를 받고 있다. 케이뱅크는 현재 자본금이 바닥나 당장 대출 영업도 못하고 있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다. KT가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으로 케이뱅크 지분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길이 그동안 막혀있던 탓이다. 이 과정에서 BC카드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부족해 발 빠르게 마스터카드 지분 처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는 보유중인 마스터카드 주식 70만주를 뉴욕 증권거래소 장내 매도를 통해 2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이달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마스터카드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회사로, 지난 3월 말 기준 BC카드가 마스터카드 주식 145만40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초 ‘블록딜’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포괄적으로 주식 처리 방안을 모색했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자 이같은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아 국내 증시는 물론 미국 증시도 변동성이 심한 가운데 내린 결정이다. BC카드는 70만주를 매각하고 남은 주식 75만4000주도 연내에 일부 또는 전량을 분할 매각 등의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달 중으로 팔릴 예정인 마스터카드 주식을 포함한 145만4000주에 대한 장부가액은 4294억원이다.

BC카드는 투자 및 사업연계 목적으로 2003년부터 마스터카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장기 투자하던 마스터카드 지분을 급하게 시장에 내놓은 것은 케이뱅크 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한 실탄 마련으로 해석된다. 앞서 BC카드는 이사회를 열고 모회사인 KT를 대신해 케이뱅크 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오르기로 결정한 뒤 케이뱅크 지분도 추가 확보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BC카드의 케이뱅크 대주주 자격이 있는지를 심사중이다. 이 과정에서 BC카드도 케이뱅크 지분 확보 여력이 충분하고 재무안정성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BC카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 1분기 말 기준 2107억원에 불과하다. 오히려 지난해 말 대비 685억원 감소했다. 올 들어 3개월 동안 거둔 당기순이익은 27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케이뱅크 증자 참여를 위한 실탄 마련은 불가피하다. 케이뱅크 증자에는 3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블록딜 거래 대상을 찾아 협상을 진행하기 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았음에도 시장에 우선 마스터카드 주식 일부 물량을 푸는 배경이다.

BC카드 관계자는 “글로벌 결제 사업이 가능한 마스터카드의 기업가치가 오르면서 주가도 많이 올라 투자 수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사회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던 만큼 한 번에 해결하다보니 케이뱅크 증자 참여 안건과 함께 처리한 것일 뿐이며, 확보한 자금의 향후 사용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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