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청 종합민원실을 찾는 주민들이 편안하게 문학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마포구는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대기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도록 구청사 2층 종합민원실에 ‘문학자판기’를 설치했다고 24일 밝혔다.
민원실 대기표 뽑는 곳 바로 옆자리에 놓인 문학자판기에는 ‘긴 글’과 ‘짧은 글’ 두 개의 버튼이 있다. 긴 글 버튼을 누르면 소설·수필 등 산문의 발췌문이 바로 인쇄된다. 짧은 글에서는 시·명언·소설 등의 일부 단락을 만나볼 수 있다. 문학자판기에는 김소월 ‘진달래꽃’,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등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대표작이 담겼다. 출력할 수 있는 콘텐츠는 모두 저작권이 확보된 것이며, 인쇄에는 친환경 종이를 사용하고 있다.
등본을 떼러 왔다는 한 민원인은 “호기심에 버튼을 눌러 나온 시를 읽고 기분이 좋아졌다”며 “지루한 대기 시간을 채워주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다양한 글을 접할 수 있도록 매달 작품을 업데이트하고 종이 아랫부분은 주요 구정을 함께 실어 틈새 홍보전략으로도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바쁜 일상에서 구청을 방문한 주민들이 조금이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번 문학자판기처럼 주민들이 인문학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다양하게 시도해 독서문화가 꽃 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