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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 공주의 한글 글씨 美서 돌아왔다.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 공주의 한글 글씨 美서 돌아왔다.

기사승인 2019. 01. 1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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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위음식법, 환소군전, 규훈, 자경전기/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가 한글로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와 ‘규훈(閨訓)’을 비롯해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가 미국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어왔다고 16일 밝혔다.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는 윤씨 집안으로 하가(下嫁, 공주가 시집을 감)한 조선 23대 임금 순조의 셋째 딸인 덕온공주와 양자 윤용구, 손녀 윤백영 등 왕실 후손이 3대에 걸쳐 작성한 한글 책과 편지, 서예작품 등 총 68점이다.

자료는 모두 덕온공주 후손이 미국으로 이민 갈 당시 반출했던 것으로 조선왕실의 한글문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덕온공주가 아름다운 한글 궁체로 손수 쓴 ‘자경전기’와 ‘규훈’이다. 두 책은 모두 본래 한문으로 쓰여 있던 것을 덕온공주가 한글로 번역해 작성한 자료로, 궁체로 손수 쓴 기록으로는 이번에 처음 발견된 것이다. 자경전기는 1808년 순조가 정조비 효의왕후의 명에 따라 창경궁 자경전에 대해 쓴 책이고 규훈은 여성들이 지켜야 할 덕목과 예절에 관한 책이다.

조선말기 한글 궁체는 대부분 궁중 상궁의 신분을 지녔던 이들이 왕후가 보내는 편지를 대신 쓰거나 왕실에서 읽었던 소설을 베껴 쓰는데 활용됐다. 덕온공주가 왕족신분임에도 궁체를 능숙하게 썼다는 사실은 그에게 종종 정갈한 한글편지를 직접 써서 보냈던 어머니 순원왕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자료에는 왕실에서 작성한 편지와 왕실 여성들을 위한 역사서도 다수 있다. 편지들은 덕온공주의 어머니 순원왕후가 사위 윤의선에게 딸의 근황을 묻는 편지를 비롯해 신정왕후(추존왕 익종 비), 명헌왕후(헌종 계비), 철인왕후(철종 비), 명성황후(고종 비) 등이 덕온공주 집안에 보낸 것들이다. 조선 최고의 한글 명필로 알려진 궁중의 서기 이씨(書記 李氏)가 대필한 편지도 있어 사료적 중요성이 크다.

한글 역사서에는 ‘정사기람(正史紀覽)’과 ‘여사초략(女史抄略)’ 등이 있는데, 덕온공주의 아들 윤용구가 썼다.

국어학자 이종덕 박사는 “기존에 소개된 단편적인 왕실 편지나 소설과는 차원이 다른 자료로서, 왕실 부마 집안의 일괄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왕실인물의 개인적인 삶을 엿볼 수 있어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자료’를 국립한글박물관에 이관해 연구,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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