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계에 몰아친 ‘흙수저 반란’ 몰리나리 전성시대

기사승인 2018. 12. 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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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나리 이탈리아 배경 트위터
프란체스코 몰리나리가 팬들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몰리나리 트위터
바야흐로 세계 골프계에 유럽발 ‘몰리나리 열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선정한 2018년을 빛낸 ‘올해의 세계 스포츠 스타’에 당당히 선정되면서다. 유럽인들의 시각에서 볼 때 화려하게 부활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보다 이른바 ‘흙수저’ 출신으로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를 써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6·이탈리아)가 훨씬 깊은 울림을 남겼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7위인 몰리나리는 이탈리아 선수로는 최초이자 골프 선수로는 지난 2000년 우즈 이후 18년 만에 BBC 올해의 월드 스포츠 스타에 올랐다. 앞서 올해 유러피언(EPGA) 투어 상금왕(410만889유로·약 52억6000만원)을 차지한 그는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 EPGA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또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에서 1위에 오른 것도 컸다.

1982년생인 몰리나리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찾아온 극적인 전성기를 맞았다. 7개월까지만 해도 평범한 선수에 불과했던 그는 5월 EPGA 메이저 대회인 BMW PGA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하면서 물꼬를 텄다. 7월 초에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퀴큰 론스 내셔널에서 PGA투어 첫 승을 거둔다.

정점은 같은 달 치러진 메이저 대회인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이다. 맹렬한 기세를 뿜어내던 우즈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이탈리아 골프 선수로 첫 메이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여세를 몰아 10월 벌어진 미국과 유럽 연합팀의 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유럽팀 대표로 5전 전승을 거둬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몰리나리 트위터
라이너컵 유럽 대표팀 멤버로 출전한 몰리나리. 사진=몰리나리 트위터
이탈리아 북서부의 상공업 도시인 토리노에서 태어난 몰리나리는 토리노대학교를 졸업한 지역 토박이면서 여느 이탈리아인들과 마찬가지로 프로축구단 인테르 밀란을 사랑하는 축구광이다. 남동생인 에도아르도도 프로 골퍼인 골프 가족이지만 딱 골프만 놓고 보면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탈리아에서 이렇다 할 돈도 배경도 없이 오롯이 혼자 힘으로 일어선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몰리나리는 아마추어 시절 이탈리아 스트로크 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두 차례 정상에 섰고 만 22세이던 2004년에는 이탈리아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두각을 보였다. 그 해 말 프로로 전향한 뒤 2005년 퀄리파잉(Q) 스쿨을 거쳐 정식으로 EPGA에 입문한다. 프로 첫 승은 2006년에 나왔고 올해까지 총 9승(PGA 2승·EPGA 6승·기타 2승 등)을 거뒀다. PGA와 EPGA 양쪽 모두에 포함되는 디 오픈 우승 전까지는 세계 랭킹 100위권 안의 이름 없는 골퍼였을 뿐이다.

골프 황제 이후 최고의 영예를 누리게 된 몰리나리는 “솔직히 현실 같지가 않다”며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우쭐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성공이 비슷한 처지의 다른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됐으면 한다. 몰리나리는 “스포츠 세계에서는 타인에게 영감을 주는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해왔다”면서 “내 이야기도 내년부터 많은 골퍼들에게 더 많은 동기부여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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