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지난 3월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자신의 미투 폄하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기 전 학생들의 사과 요구 발언에 웃고 있다. 하 교수는 성추행 논란 및 강의 도중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발언과 여성혐오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연합
학생에게 강제로 입맞춤하는 등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하일지(본명 임종주) 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박기종 부장검사)는 하 교수를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 교수는 2015년 12월 10일 동덕여대 재학생 A씨에게 입을 맞추는 등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는다.
하 교수는 지난 3월 14일 강의 도중 ‘미투’ 운동을 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됐다. 이때 하 교수의 성추행 의혹이 처음으로 불거졌다.
하 교수의 미투 폄하 발언이 있은 다음 날인 15일 A씨는 인터넷에 익명의 글을 올려 하 교수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검찰은 인권위의 의뢰를 받아 하 교수와 A씨를 각각 2차례씩 불러 조사한 끝에 하 교수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하 교수가 A씨에게 한 행동이 동의 아래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검찰은 봤다.
반면 하 교수는 의혹 초기 A씨와 입을 맞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강제적인 입맞춤은 아니었다고 주장했고 검찰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A씨의 폭로가 거짓이라며 A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협박 등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하 교수가 A씨를 고소한 사건은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해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