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한투, 12년만에 세대교체...‘IB통’ 정일문 부사장 내정

한투, 12년만에 세대교체...‘IB통’ 정일문 부사장 내정

기사승인 2018. 11. 26.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Print
한국투자증권이 12년 만에 세대교체를 이룬다. 최연소이자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손꼽혔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일선 최전방에서 물러나기 때문이다. 한투를 새롭게 이끌게 될 인물은 정일문 부사장이다. 그는 투자은행(IB)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한투가 IB부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23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최고경영진에 대한 인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증권 부회장으로, 정 부사장은 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다.

업계에서는 유 사장의 안정적인 경영 성과로 연임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으나, 이번 인사는 금융지주 전반의 세대교체라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한국투자증권뿐만 아니라 한국투자금융지주 김주원 사장을 지주 부회장으로, 이강행 부사장을 지주 사장으로 승진시킬 방침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권종로 전무도 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킬 예정이다.

또한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정 부사장이 IB통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한투가 IB부문에 힘을 싣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증권업계는 IB부문을 강화하는 추세다. 올해부터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정영채 사장 역시 IB전문가로 꼽히던 인물이다.

향후 한투를 이끌게 될 정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한투의 전신인 동원증권에 1988년 입사해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주식자본시장(ECM)부 상무, IB본부장, 기업금융본부 및 퇴직연금 본부장 등을 거치며 2015년까지 IB분야에서 실력을 쌓아온 IB통으로 꼽힌다.

정 부사장은 2010년 당시 공모금액 4조8000억원 대의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히는 삼성생명 IPO 대표 주관을 맡았으며, 그밖에 삼성카드·삼성SDS·NS쇼핑 등의 IPO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이후 2016년부터는 개인고객그룹장 겸 부사장을 맡고 있다.

다만 유 사장이 증권업계에서 남다른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한투를 굴지의 국내 증권사로 이끌어온 만큼 정 내정자의 어깨가 한층 무거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 사장은 ‘직업이 CEO’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투의 CEO 자리를 오랫동안 지켰다. 증권업계 CEO들 대다수의 임기가 짧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그만큼 대표적인 업적도 많다. 가장 우선적으로 꼽히는 것은 국내 ‘1호 초대형 IB’를 이뤄냈다는 점이다. 실적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역대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한투의 올해 3분기 ROE는 12.7%로 같은기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다. 이들의 평균 ROE는 8.7%다.

유 사장은 인사 발표 당일 서신을 통해 소회를 밝혔다. 그는 “1988년 10월 증권업계에 입문해 그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한 30년을 보냈다”며 “사원으로 입사해 18년 남짓 만에 대형증권사 CEO가 되었고, 지난 30년 중 직원 생활 11년, 임원 생활 19년, 그 가운데 CEO를 12년간 역임했다. 너무나 과분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세전 경상이익 기준으로 올해 증권업계 사상 역대 최대의 실적이 기대된다”며 “바로 지금이야말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 주고 웃으면서 정상에서 내려올 최적기라고 생각한다”고 사장 자리를 내려놓는데 대해 설명했다.

한편, 한국투자금융그룹 관계자는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린 올해가 변화를 모색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구조적으로 튼튼하게 짜여 있는 지주와 각 계열사의 조직력 및 시너지가 더욱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