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한글날 맞아 여주 세종대왕 영릉 참배

한글 창제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되새기자는 취지
文 "국민과 한글날 역사·현장성 살릴 수 있길 바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한글날인 9일 오후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 유적지를 방문, 세종 영릉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과 572돌 한글날을 기념해 경기도 여주 영릉(英陵)을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이 세종대왕을 모신 영릉을 참배한 것은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영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능침, 정자각 등을 제외한 재실, 홍살문, 참배로 등 능제에 대한 복원·정비 공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 측은 이날 “문 대통령이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한글 창제의 뜻’, ’한글의 가치와 슬기’를 새기기 위해 한글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영릉을 방문하게 됐다”며 이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먼저 효종 영릉(寧陵)을 참배한 후 ‘왕의 숲길’을 걸어 세종 영릉을 참배했다. ‘왕의 숲길’은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던 산길을 2016년에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참고해 효종 영릉과 세종 영릉을 연결하는 이야기 길로 재정비한 곳으로, 현재 일반 관람객들에게 개방돼 운영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술가 임옥상, 시인 박준, 대중음악 가수 이수현, 디자이너 송봉규, IT분야 연구원 김준석, 아나운서 허일후, 동탄 국제고등학교 학생 박동민,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한 외국인 소라비(인도), 몰찬 야나(벨라루스) 등 등과 한글을 활용해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는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제 강점기 때 한글 말살 정책이 있었고, 해방 이후 한글 창제를 기리는 특별 기념일로 한글날을 제정했다”며 “해마다 기념식을 치르지만, 세종대왕 없는 기념식이어서, 가능하면 국민과 함께 한글날의 역사성과 현장성을 살릴 수 있는 기념식이길 바라왔다”고 영릉 방문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케이팝(K-pop)을 보면 한글을 모르는 세계인들도 모두 따라 부르고, 많은 세계인들은 한글을 배우길 원해 대학 내 한국어 강좌는 물론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오늘 세종대왕릉을 참배하며 이러한 한글날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