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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 판결 규탄, 사법부도 각성하라”…6만 여성들 혜화역서 5차 시위

“편파 판결 규탄, 사법부도 각성하라”…6만 여성들 혜화역서 5차 시위

기사승인 2018. 10. 0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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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용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6만명 운집
5차 집회에서 '사법부는 각성하라' 목소리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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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4시께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 불편한용기가 주최한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5차 집회)’의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서경 기자
여성이 성범죄 판결에서 받는 차별을 규탄하고 사법부의 각성을 요구하는 시위가 6일 오후 혜화역에서 열렸다.

여성 단체 ‘불편한 용기’는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제5차 불법 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를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6만명으로 집계된 이번 시위는 지난 5월19일, 6월9일, 7월4일, 8월7일에 이어 5번째다.

불편한 용기는 “편파판결과 불법촬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며 사법부와 경찰, 입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참가자들은 ‘여자라서 실행선고 남자니까 집행유예’ ‘편파 수사 규탄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여성장관 100퍼센트 임명하라” “헌법재판관 여성으로 임명하라” “성차별 사법 불평등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참가자들은 디지털 성범죄 물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을 두고 ‘편파판결’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 참가자는 무대에 올라와 “지난 4년간 이런 범죄 피의자 중 97%가 남성이며 이 중 15%는 면식범이었고 사법부는 남성이 더 과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정상을 참작했다”라며 그간 쌓아온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쏟아냈다.

또 다른 참가자도 “지난 2010년 300차례 이상 여성의 신체 일부를 집중적으로 촬영한 가해자와 2012년 수백 명의 여성을 몰래 촬영한 중학교 남교사는 모두 집행유예를 받았다”라며 목청을 높였다.

경찰에 대한 불평도 잇따랐다. 한 참가자는 “경찰은 피해자에게 ‘잡을 수 없다’는 말로 여성 피해자를 방치했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류 시민 취급을 받았다”라며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참가자들의 극에 달한 불만은 입법부로 향했다. 참가자들은 불법촬영과 관련된 법이 발의됐으나 법사위에 발이 묶인 것을 두고 “국민의 혈세를 받는 국회는 무슨 낯짝으로 존재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진행요원들은 미리 수집한 일부 국회의원들의 번호를 스크린과 카페를 통해 홍보했으며 참가자들이 특정 시간에 맞춰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시위가 진행되던 중에는 아찔한 소동도 벌어졌다. 오후 5시16분께 지나가던 한 남성이 무대 위의 참가자를 향해 장난감 총으로 총알을 발사하면서 참가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임의동행해 인근 파출소에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불편한 용기는 성명서를 통해 “사법부의 ‘별거 아닌 것’이라는 인식이 대한민국을 불법촬영 범죄의 온상으로, 더 나아가 ‘여성혐오 범죄 없는 날’이 단 하루도 없는 사회를 만들었다”라며 계속해서 나아갈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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