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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공개적 낙관과 달리 북 비핵화 약속에 매우 회의적”

“폼페이오, 공개적 낙관과 달리 북 비핵화 약속에 매우 회의적”

기사승인 2018. 08. 0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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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폼페이오, 북 핵·미사일 간단 포기, 결코 믿지 않아"
폼페이오-리용호, ARF 기간 내내 대북제재 놓고 대립
김정은 앞 트럼프 답신, 폼페이오 국무 아닌 성 김 대사가 리 외무상에 전달
싱가포르서 만나 악수하는 북미외교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를 낙관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면서도 실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는 데 매우 회의적이고, 그렇게 간단하게 포기할 것이라고 결코 믿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2명의 그의 참모를 인용, 전했다. 사진은 폼페이오 장관이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사진촬영 시간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있는 모습./사진=싱가포르=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를 낙관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면서도 실제는 북한이 약속을 지킬지에 매우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본회의 일정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북한 비핵화와 관련, “나는 우리가 시간표 내에 해낼 것으로 낙관한다”며 북한이 비핵화되면 전 세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요구의 실현을 축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그(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달성을 위한 과정을 발전시켜왔으며, 김 위원장의 약속이었던 55구의 유해 송환이 이뤄진 데 대해 고무돼 있다. 그는 엔진 시험장 해체도 약속했으며 그 작업도 시작됐다”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에 가까워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물론 우리는 더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선 “(북한) 비핵화의 최종 시간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정하는 것이다. 최소한 부분적으론 그렇다. 결정은 김 위원장의 몫”이라고 말했다.

미일호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부터)이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기간 가진 3개국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들은 대(對) 중국 인도·태평양 전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펀드’ 조성 등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사진=싱가포르 AP=연합뉴스
◇ NYT “폼페이오, 북 핵·미사일 프로그램 포기에 매우 회의적...대북 접근 계속”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는 데 매우 회의적이고, 그렇게 간단하게 포기할 것이라고 결코 믿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2명의 그의 참모를 인용, 전했다.

그러면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이 시작한 북한에 대한 접근을 계속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공개적으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낙관론을 이야기하면서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모순적 상황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갈라 만찬'에서 남북 외교장관 조우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갈라 만찬’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외교부 제공
◇ 폼페이오, ARF 내내 대북 제재 강경 발언 “북 비핵화 진척 정도 상관없이 완전한 비핵화까지 제재 계속”

폼페이오 장관은 ARF 회의 기간 내내 대북 제재 관련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 이를 위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CNA에 ‘대북 제재는 북한 비핵화의 진척 정도에 상관없이 완전한(full)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선(先) 북한 비핵화·후(後) 대북 제재 완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어 4일 러시아를 겨냥해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 회사와 합작사업을 허용하고 북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신규 허가를 내줌으로써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는 새롭고 믿을 만한 보도를 접해왔다”고 말한 뒤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 2375호를 위반하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와 모든 나라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하고 대북 제재를 시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성 김 대사, 리용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수행해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4일 오후 5시45분(현지시간)께 ARF 회의가 열린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싱가포르 AP=연합뉴스
미국측이 전달한 서류봉투 확인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사진촬영 시간이 끝난 뒤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가 전달한 서류봉투를 확인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사진=싱가포르=연합뉴스
◇ 폼페이오, ARF 전체 사진촬영 때 리용호에 악수 청하면서도 트럼프 친서는 성 김 대사가 전달케 해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제재를 강조하면서도 이날 오후 ARF 회의가 열린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참석자 전체 사진촬영 때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면서 “‘우리는 곧 다시 만나야 한다’고 했고, 리 외무상은 “‘동의한다. 우리는 해야 할 많은 건설적인 대화가 있다’고 답했다”고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대신 전하게 한 것도 ARF 회의 기간 북·미 외교수장 간 미묘한 기류를 엿볼 수 있다.

성 김 대사는 사진 촬영 후 리 외무상의 자리를 찾아 흰색 서류봉투에 든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했다.

자리로 향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4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사진촬영 시간이 끝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사진=싱가포르=연합뉴스
◇ 리용호, 폼페이오 인도네시아로 떠난 후 연설 “미, 북 선의 조치 화답을커녕 제재 유지 목소리 더 높이고 있다”

그로부터 15분 정도 후 오후 6시경 리 외무상은 연설에서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핵시험과 로켓 발사시험 중지, 핵시험장 폐기 등 주동적으로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대한 화답은커녕 미국에서는 오히려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조선반도 평화보장의 초보의 초보적 조치인 종전선언 문제에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 외무상은 아울러 “조미 사이 충분한 신뢰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쌍방의 동시적인 행동이 필수적이며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하나씩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단계적 방식이 필요하다”며 “신뢰조성을 선행시키며 공동성명의 모든 조항을 균형적·동시적·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새로운 방식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하게 현실적인 방도라도 우리는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전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난 데 이어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등 아세아 회원국 외교장관과의 양자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을 언급하면서 ‘북한 핵 문제가 진전되고 있는데 왜 아직도 유엔 제재가 해제되지 않느냐’고 불만을 표명했다.

리 외무상이 연설을 할 때는 폼페이오 장관이 인도네시아 방문을 위해 회의장을 떠난 상황이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7일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협상을 마치고 일본으로 출발한 후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 측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핵·미사일) 신고, 검증 등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 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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