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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남미공동시장과 FTA 추진…미국 보호주의에 시장 다변화 노력

한·중, 남미공동시장과 FTA 추진…미국 보호주의에 시장 다변화 노력

기사승인 2018. 04. 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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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우루과이 대통령궁 홈페이지
미국의 높아진 보호주의 무역 파고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접근은 남미에서도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과 남미와의 관계가 갈수록 소원해지고 있기 때문.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한 뒤 단 하나의 남미 국가도 방문하지 않았으며, 지난주 열린 미대륙 정상회의 행사에도 결국 불참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3월 세계물포럼 참석차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를 방문해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한국과 메르코수르와의 FTA 체결을 위한 공식 협상을 오는 6월까지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3월 무역협정 협상 개시를 위한 협의를 시작하자는 공동선언문에 양측이 서명한 이후,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협상을 조속한 시일안에 재개하기로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등 남미 국가 간 무역장벽을 없애기 위해 1991년 창설된 남미공동시장이자 경제공동체로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정식 가입해 현재 정회원국은 5개국이다.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TA)이 체결될 경우 한국은 남미에 가전제품과 자동차 부품 수출을 강화하고, 메르코수르는 한국에 옥수수와 대두 등 곡물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인해 결국 3월 말 미국과의 FTA 개정 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이같은 미국의 무역 ‘보호주의’로 인해 한국은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을 늘려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구 2억 9000만 명(2016년 기준)의 메르코수스 시장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남미로부터의 곡물 수입을 늘릴 경우 미국으로부터 많은 농산품을 수입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중남미와의 무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월 한국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파나마와 코스타리카 등 중미 5개국과의 FTA를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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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
중국 역시 메르코수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올초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를 방문해 타바레 바스케스 우루과이 대통령에게 중국-메르코수르 FTA 체결을 촉구했다. 당시 왕 외교부장은 중국과의 FTA가 체결되면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은 ‘13억 시장으로의 접근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바스케스 대통령을 설득했다.

미국이 트럼프 정부 들어 보호주의를 내세우면서 중국은 남미 시장에 외교적 영향력을 강화할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 1월 주브라질 중국 대사관 소속 한 외교관은 현지 매체에 “‘어떤 사람’은 문을 닫고 있는 반면 중국은 문을 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이미 경제적으로 이 지역에서 확실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6년 메르코수르 수출품의 15% 이상은 중국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11%)이 차지하는 비중보다도 높은 수치다. 남미 국가들에게 중국은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2017년 파나마는 대만과의 국교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의 다음 타깃이 파라과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한국과 중국이 발빠르게 남미 시장으로 무역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변화하는 무역 지형도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했지만 일본 정부는 개인간의 투자 협약을 우선시한다고 말해 일본과 메르코수르 간 FTA 체결에 대한 세간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지지부진한 원인에 대해 한 일본 외교관은 최근 미국이 빠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를 체결하고 유럽연합(EU)와의 FTA 협상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일본으로서는 더이상 농산물 수입이 어렵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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