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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보궐선거 범민주파 4석 중 2석 획득…미래 먹구름

홍콩 보궐선거 범민주파 4석 중 2석 획득…미래 먹구름

기사승인 2018. 03. 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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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열린 홍콩 입법회 보궐선거에서 범민주파가 자신들이 잃어버린 4석 중 2석 밖에 되찾지 못하면서 범민주파의 미래에 먹구름이 예상된다.

홍콩 프리프레스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보궐선거 결과 범민주파는 4석 가운데 2석 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홍콩의 유효 유권자 210만 명 가운데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는 43%에 불과했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투표율이 58%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이 보궐선거는 2016년 입법회 총선거에서 범민주파 입법회 당선인들이 의원 선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의원직 상실한 범민주파 의원들의 의석을 메우기 위한 선거다.

당시 범민주파 의원 당선인 6명은 선서를 거부하며 ‘중화인민공화국’을 비하해서 부르거나, 선서문을 찢거나, 6초에 한 글자씩 읽는 등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중국 정부가 ‘모독행위’로 간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도로 홍콩 기본법 104조에 의거해 입법회 의원 선서를 거부한 독립파 의원들의 자격을 사실상 박탈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정치적인 의도에 의한 것이며 범민주파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 이 보궐선거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에서 홍콩에 대해 강경한 입장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장기 집권의 길을 열어주는 개헌안이 99.79%의 찬성으로 통과된 것과 같은 날 이뤄져지면서, 홍콩 민주주의의 미래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홍콩의 유권자 캔디 챈(24)은 투표소에서 “(시 주석 하에서는) 자유가 그다지 많이 허락되지 않는다”면서 “홍콩의 표현의 자유는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나는 완전히 희망을 잃지는 않았다. 그러나 느낌에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들은 홍콩의 법치주의 원칙이 흔들리게 될까 우려하기도 한다.

이름을 홍 씨(56)라고만 밝힌 한 은행가는 “나는 내 아이들과 손자들을 공정한 시스템이 있는 곳에서 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보궐선거에 앞서 지난 2014년 홍콩 중심가에서 있은 민주화 시위 ‘우산운동’의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인 아그네스 차우(周庭·21) 데모시스토당 상무위원이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민주 자결을 선동하는 등 기본법에 합치하지 않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보선 출마가 금지되기도 했다. 이는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우려와 비판을 낳았다.

우산혁명의 또 다른 주역인 조슈아 웡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오늘 패배한다면 정부와 친중국파 군이 권력을 잡게 되고 우리는 효과적으로 스스로를 황제로 만들고 있는 시진핑 지배 하에 말할 수 있는 체제 자체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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