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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굴기에 ‘메모리’보다 ‘설계·장비·소재’가 주목받는 이유

中 반도체 굴기에 ‘메모리’보다 ‘설계·장비·소재’가 주목받는 이유

기사승인 2017. 07. 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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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칭화유니그룹을 중심으로 정부가 2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굴기’를 착실히 실현해나가고 있다. 한국이 삼성·SK하이닉스에 편중된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산업 구조를 바꿔 장비·소재 등 관련 기술 분야를 함께 육성하지 않는다면 5년 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위험해질 수 밖에 없다.”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국내 반도체 사업 구조가 소재·장비 등 관련 산업을 함께 성장시키지 못하면 5년 내 중국에 따라잡힐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이공계 전공 학생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 국내 설계·장비·소재 등 중견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없는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직무에 대한 관심보다 기업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구직 학생과 구인 기업의 ‘미스 매치’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창훈 반도체기술인협동조합(SCOP) 직무기술 강사는 20일 판교 반도체산업협회 회관에서 이공계 및 전 학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열린 ‘반도체 산업 직무 특강 및 컨설팅’에서 이 같은 위기감을 공유했다.

이 강사는 5년 뒤에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의 비전이 더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현재 전 세계 반도체의 60%를 소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90% 이상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국가가 메모리 반도체 육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5년 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지위를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5년 뒤 장비·소재 반도체 기업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발전과 함께 수요가 끊임없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면서 “지금도 이미 중국 쪽에서 국내 기업들을 향해 러브콜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4조원이라는 창립 이래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업계는 이 가운데 8조원 정도가 반도체 사업에서 창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기반이 약하다. 특히 퀄컴으로 대표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시장의 경우, 한국은 세계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의 1% 미만이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50위 팹리스 업체에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은 2014년 LG가 인수한 실리콘웍스가 유일하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 분야도 해외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에 필수 장비로 꼽히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네덜란드의 ASML만 제조하고 있다. 다양한 장비·소재 기술도 과학 기술 분야의 기반이 탄탄한 일본 업체들이 꽉 잡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지난 3월 발표한 ‘2016년 반도체 산업 인력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종합반도체기업(IDC) 외에도 163개의 설계기업, 381개의 장비기업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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