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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종욱 스위스포트코리아 대표 “독과점 시장 개척 전략 ‘차별화’, 한국알리기에 적용”

[인터뷰]김종욱 스위스포트코리아 대표 “독과점 시장 개척 전략 ‘차별화’, 한국알리기에 적용”

기사승인 2017. 07. 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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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놓친 공항 지상조업 서비스 '차별화' 집중
외항사 니즈 충족시키는 맞춤 메뉴얼 전략
연매출 300억 지상조업사로 성장
대한항공·아시아나 이어 업계 3위
김종욱 스위포트 코리아 대표
김종욱 스위포트 코리아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강서구 ACE Express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공항 지상에서의 여객·수하물·화물 이동 등의 작업을 ‘지상조업’이라 일컫는다. 통상 지상 조업은 항공사의 부대업으로 취급돼 터미널·여객기를 보유한 로컬 항공사의 독과점이 이뤄지기 쉽다. 우리나라 역시 2000년대 초반까지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조업사 한국공항·아스공항이 대부분의 수주를 독과점하고 있었다.

기술·서비스 격차 이외에도 시장의 진입장벽은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독과점 체제의 지상조업 시장에서 양대산맥을 이룬 두 대기업의 견제를 이겨내고 연매출 300억월의 지상조업사로 자리잡은 글로벌 기업이 있다. 김종욱 스위스포트코리아 대표를 만나 그의 발자취에 대해 들었다.

◇지상조업 양대산맥 파고든 스위스포트코리아의 ‘차별화’

“시장자체가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비행기가 존재하는 한 지상조업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울러 업 자체가 24시간 움직이는 공항에 맞춰 많은 직원을 고용하기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도 있죠.”

김 대표가 지상조업 시장에 뛰어든 건 2002년이다. 어느날 갑자기 지상조업에 매력을 느낀 것은 아니다.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카투사로 근무한 뒤 1982년 상경해 첫 직장인 항공물류회사에서 해외영업직을 맡은 게 인연의 시작이다.

“카투사로 보낸 2년6개월이 인생의 큰 거름이 됐어요. 카투사로 복역했기 때문에 첫 직장에서 해외영업을 맡을 수 있었고, 물류에 관심을 갖게 됐죠. 그리고 물류업에 종사하다보니 꾸준한 수요를 창출하는 지상조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김종욱 스위포트 코리아 대표
김종욱 스위포트 코리아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강서구 ACE Express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물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김 대표는 1992년 글로벌 물류업체 판알피나의 한국 법인장을 거쳐 독자적인 물류업체 에이스 익스프레스를 만들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왔다. 독일항공사 루프트한자의 지상조업업체 ‘글로브 그라운드’가 국내 항공사들의 견제를 견디지 못하고 한국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 김 대표는 글로브 그라운드와 접촉해 대부분의 장비를 싼값에 넘겨받고 루프트한자 항공을 고객으로 해 본격적인 지상조업 사업에 착수했다.

“글로벌 기업조차 철수를 결정할 정도였으니 국내 지상조업 시장에서 살아남는 일이 쉽지 않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그 시절을 가장 힘든 순간으로 꼽는다.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양대 항공사의 견제 속에 발품을 팔아가며 기업을 알렸지만 고객유치는 멀고 먼 길이었다. 오랜 설득이 필요한 만큼 사업 초기 3~4년은 인고의 시간이었다.

“국내 항공사는 자체 업체를 통해 지상조업 문제를 해결하니 결국 우리 회사의 먹거리는 외국 항공사였습니다. 오랜 시간 고객사들을 설득하며 그들의 니즈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당시 지상조업 서비스가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부각돼 보였어요. 결국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만이 생존의 답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 때부터 최대 전략을 ‘커스터마이징’(고객 맞춤화)‘에 뒀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외국계 항공사들의 요구를 매뉴얼화해 제공하기에 나섰다. 첫 고객사 루프트한자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실행한 결과, 입소문을 타고 ‘캐세이퍼시픽’을 유치했다. 아시아나가 속한 ‘스타 얼라이언스’, 대한항공의 ‘스카이팀’ 등 세계 항공동맹의 틈에서 오직 노력과 전략으로 일군 결과였다.

이를 바탕으로 2005년 김 대표는 글로벌 지상조업업체 스위스포트와 조인벤처를 설립했다. 그 해 화물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화물터미널을 확보한 뒤 본격적인 사업확장을 위해 자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렇게 스위스포트코리아가 탄생했다. 현재 국내 지상조업은 5개 업체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양대 항공사에 이어 스위스포트코리아가 3위다.

김종욱 스위포트 코리아 대표
김종욱 스위포트 코리아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강서구 ACE Express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카투사에서 시작된 열정인생, 이제 국가에 되갚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생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를 카투사로 지낸 시절로 꼽는다. 그가 배운 것은 단순한 어학력이 아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군인은 존경받는 직업군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군인에 대한 존중이 우리나라와 달라요. 미군부대는 군대가 아닌 소규모 사회인거죠. 저는 그 속에 어울려 생활하면서 독립심과 존중을 배웠습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운 좋게 뽑혀 카투사로 발령받았지만 김 대표는 미군부대 생활이 인생의 거름이 됐다는 마음에 2007년 사단법인 대한민국 카투사엽합회를 만들었다. 카투사엽합회의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지난해 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들을 기리는 행사도 진행했다.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미군으로서 북한군과 싸우다 전사한 한국군 전사자 7052명의 이름을 낭독했습니다. 전쟁에 희생된 카투사들을 기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계획했습니다.”

카투사 대표로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주한미군 출신 장군들과 접촉도 잦았다. 군대생활과 사업, 인생의 대부분을 미국과 소통하며 보낸 경험을 살려 올 4월에 주한미군전우회와 한미동맹재단을 나란히 출범시켰다. “카투사뿐 아니라 6·25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이 대략 350만명에 이릅니다. 주한미군과 관련해 근무한 사람들의 유가족을 포함하면 1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이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제대로 된 한국을 알리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김 대표는 올해 출범된 두 재단의 주요사업으로 장학금 사업과 주한미군의 재방한 프로그램을 꼽았다. “두 재단이 한미 동맹과 관련된 여러 사업들을 성공시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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