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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에 임금반납까지’…침체된 술 시장에 주류업계 ‘위기감’

‘희망퇴직에 임금반납까지’…침체된 술 시장에 주류업계 ‘위기감’

기사승인 2017. 03. 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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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5년만에 희망퇴직, 보해양조는 직원 임금반납
소비침체, 음주문화 변화에 롯데주류와 무학도 실적 부진
해외 시장 개척 및 새로운 수익원 발굴로 불황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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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고 음주 문화가 변화하면서 술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주류업체들은 희망퇴직이나 임금 반납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신사업을 구상하는 등 불황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신입사원을 포함한 3200여명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희망퇴직자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가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는 오비맥주에 맥주 시장 1위를 내 준 이듬해인 2012년에 이어 5년 만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류산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강도 선제 대응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액 1조8902억원, 영업이익 1240억원을 거두며 2015년 대비 각각 0.9%, 7.4%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7%에서 6.5%로 하락했다.

앞서 오비맥주 역시 지난해 4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138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광주·전남에 기반을 둔 주류업체 보해양조도 지난해 적자전환으로 구조조정 계획이 가시화되자 임직원들이 임금을 반납하기에 이르렀다. 보해양조는 최근 몇 년간 연간 80억~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수도권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부라더#소다’ 등 신제품에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지난해 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임원급은 20~30%, 직원들은 10%의 임금을 반납키로 하는 임금 반납 계약을 지난 1월 회사측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1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계획했으나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임금 반납이라는 고육책을 결정했다”며 “회사에서 이익이 발생하면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은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데다 독주나 폭탄주 대신 가볍게 즐기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고 시장 트렌드의 변화 속도는 빨라지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받고 있어서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해 음료부문 영업이익이 2015년에 비해 24.3% 증가한 반면, 주류사업부(롯데주류)의 영업이익은 39.4% 줄어든 274억원에 그쳤다. 상반기 내 충주 제2 맥주공장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는 롯데주류는 올해 맥주 시장 전면전에 나서는 만큼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개선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 1위인 무학도 과일소주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수도권 공략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액(2702억)과 영업이익(520억원)이 전년에 비해 각각 8.7%, 20.9% 줄어들었다.

주류업체들은 국내 술 산업의 정체기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해외 시장 개척 및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에 수제맥주 펍을 열었고, 롯데주류와 무학도 외식 및 프랜차이즈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관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해외 시장 확대로 불황 돌파에 나설 계획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지난 1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주의 세계화를 목표로 우선 동남아 및 아프리카 시장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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