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칼럼] 반갑다, 도로 위 미세먼지 먹는 분진흡입청소차

[칼럼] 반갑다, 도로 위 미세먼지 먹는 분진흡입청소차

기사승인 2017. 03. 23.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KakaoTalk_20170320_144519075
이지현 서울시 맑은하늘만들기 시민위원회 위원
1000만 인구와 300만 자동차의 대도시 서울. 출근길 아침은 분주하다. 이렇게 많은 인구와 차가 다니는 도시의 거리에 비하면 출근길 도로는 정돈돼 있다. 새벽시간대에 고생해주시는 환경미화원 덕분이다. 시민들의 상쾌한 출근길을 위해 분주한 이들이 또 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서울시 곳곳의 도로를 누비며 청소하는 청소차 운전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서울시에는 2015년 기준으로 총 8215㎞의 도로가 있다. 도로 면적을 시가화 면적으로 나눠 계산한 도로율은 22.4%에 이른다. 도로 위에는 낙엽과 쓰레기는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세먼지가 쌓여있다.

도로의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타이어와 아스팔트의 마찰로 발생한다. 이 미세먼지는 도로에 쌓여 있다가 자동차가 달리면서 발생하는 바람을 타고 주변으로 흩날려 보행자에게 직접 영향을 준다. 생활권에서 우리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기 때문에 서울시는 여러 종류의 청소차량을 이용해 도로를 깨끗하게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가 차량을 이용해 도로청소를 한 것은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에서 수입된 3대의 노면청소차가 종로구와 중구 등에 배치됐다. 1995년에는 국산 노면청소차량이 등장했다. 노면청소차는 브러시로 낙엽이나 분진을 쓸어 흡입구로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도로를 청소한다.

2007년에는 물청소차가 도입됐다. 물청소차는 여러 대의 차량이 편대를 이루어 운행하며 물로 도로를 씻어내는 방식으로 청소한다. 12대로 시작한 물청소차는 도로 청소방식이 물청소 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이듬해인 2008년 60대를 시작으로 2013년 225대까지 대폭 늘어났다.

그러나 물청소 방식은 교통 흐름에 불편을 끼치기 때문에 작업시간이 심야와 새벽시간대로 한정된다. 도로 중앙에서 측면까지 먼지를 쓸어내기 위해 여러 대가 편대를 이루어 움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기가 마르면 다시 먼지가 흩날려 청소효과가 떨어지며, 겨울철에는 물이 얼어붙어 작업이 불가능해 정작 미세먼지가 심한 계절에는 청소를 할 수 없다는 한계점도 있다. 작업과정에서 물이 많이 튀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줄이고자 서울시는 2015년부터 도로청소방법을 분진흡입방식으로 또 한 번 전환하는 것을 계획했다. 분진흡입 방식은 물청소 방식의 한계점을 모두 개선한 혁신적인 방법이다.

분진흡입청소차의 원리는 가정에서 쓰는 진공청소기와 똑같다. 차량이 도로를 오가며 강력한 압력으로 공기와 함께 먼지를 빨아들이면 차량 내부의 특수필터로 미세먼지를 걸러낸 후 깨끗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한다. 이 필터를 통해 미세먼지(PM10)는 최대 98.3%, 입자가 더 작은 미세먼지(PM2.5)는 최대 98.2%까지 제거할 수 있다. 이렇게 수거된 도로먼지는 차량 내부에 밀봉된 채 쓰레기 적환장까지 가져가 매립하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새어나갈 틈이 없다. 그야말로 도로를 청소하는 거대한 진공청소기인 셈이다.

게다가 물청소차와는 달리 도로를 구간별로 나눠 청소할 수도 있고 좁은 도로나 이면 도로를 지나갈 수 있는 소형청소차도 개발돼 있어 효과적인 청소가 가능하다. 시는 도로 먼지 데이터를 분석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특정 지역에 청소차를 보내 집중적으로 청소하는 방식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분진흡입청소차를 75대까지 늘리고 기존의 물청소차도 차차 분진흡입청소차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초부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던 터라 서울시의 이러한 조치가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

미세먼지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 모두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함께 해야 한다. 서울시의 새로운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러한 노력이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길 기대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