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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중국 금한령에 국내 면세점 밥솥업계 ‘빨간불’ 켜졌다

[르포] 중국 금한령에 국내 면세점 밥솥업계 ‘빨간불’ 켜졌다

기사승인 2017. 03.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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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뿐 아니라 싼커까지 실종된 면세점
쿠쿠 "면세 매출 최소 20% 감소"...쿠첸 "매출 감소 불가피"
서울 여의도 갤러리아 면세점
중국의 금한령(禁韓令) 이후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어든 서울 여의도 ‘갤러리아 면세점 63’의 모습./사진=김진아 기자
“15일부터 눈에 띄게 방문객이 줄었어요. 어제 같은 경우는 기존 매출의 5분의 1도 안 나올 정도로 정말 심각해요. 이대로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요. 지난달까지만 해도 면세점 멤버십 등록이 하루에 100명을 웃돌았는데 지금은 두 자리도 겨우 나오는 것 같습니다.”

22일 찾은 서울 여의도 ‘갤러리아 면세점 63’의 3층 중소·중견 기업 코너에서 A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김모 씨의 대답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이 시행된 지 7일째인 이날 갤러리아 면세점은 한산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인 유커 시대가 막을 내리고 개별 관광객인 산커에 희망을 걸곤 있지만 대다수의 면세점 직원들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듯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 15일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을 내린 후 중국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진출에 적극적이었던 중견 밥솥업체 쿠쿠전자·쿠첸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7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쿠쿠전자의 중국 진출은 성공사례로 꼽혔다.

중국 밥솥시장은 2009년 81억위안(한화 1조3400억원) 규모에서 2013년 113억위안(1조9000억원)으로 8.7%가 성장했다. 중저가 제품이 주력인만큼 시장이 성장하면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쿠쿠전자는 2003년 중국 산둥성(山東省) 칭다오(靑島)에 ‘칭다오복고전자유한공사’를 설립, 중국 내수 시장 진입을 위한 차별화 정책을 펼쳤다.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한류 붐을 일으킨 배우 김수현을 모델로 기용해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이미지를 굳혀 나갔다.

쿠쿠전자에 따르면 한류 열풍으로 한국 가전의 인기가 증폭한 2014년 이후 매출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2016년 3분기 해외 매출은 310억원을 웃돌았고, 이 가운데 중국 시장의 비중이 45%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사드 보복의 여파로 쿠쿠전자의 국내 면세점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동월 대비 면세 매출이 20%가량 줄었다”며 “금한령(禁韓令)으로 유커가 끊기면 면세 매출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쿠첸도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쿠첸은 2013년 본격 총판을 통해 프리미엄 IH 압력밥솥으로 중국 시장에 발을 디뎠다. 이후 뉴타임스·상해유니크정보기술유한공사 등과 계약을 맺어 중국 내 유통망을 확대해 나갔다. 2016년 2월에는 중국 가전기업 메이디와 합작해 중국 광저우(廣州)에 법인을 설림했다. 이어 7월에는 공장에서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쿠첸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면세 매출이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까지 점유율을 높이는 단계이고, 합작법인은 독립법인 만큼 큰 제재를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번 한·중 양국 간 갈등이 국가적 차원의 문제인 만큼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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