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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5일 “한때 번성했던 싱가포르의 출판·서점업이 둔화되면서 최근 몇년간 수많은 서점들이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00년 역사를 바라보는 ‘케다이 하지 하심’과 미술서 전문서점 ‘바시어 그래픽 북스’ 등 유서깊은 서점들도 문구류 매출에 의지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의 유명 서점체인인 ‘페이지 원’은 온라인 서점과의 경쟁과 높은 부동산 임대비용에 지난해 말 결국 침사추이 하버시티 내 지점까지 문을 닫으면서 홍콩 내 10개지점이 모두 사라졌다.
중국에서도 지난해 처음으로 서적의 온라인매출(365억 위안·약 6조원)이 오프라인 매출(336억 위안)을 추월하면서 전통적인 서점업계가 위협받고 있다. 전자책 시장도 무섭게 성장중이다. 전자상거래 자문업체 애널러시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자책 시장 규모는 118억 위안(약 1조 9700억원)으로 2015년 대비 17.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아시아 각국 서점업계는 활로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싱가포르 서점업계는 이달 ‘싱가포르 문학구매(#BuySingLit)’ 캠페인을 벌이며 오는 24일부터 3일간 약 40개의 이벤트가 준비된 북페어(도서 전시회)를 연다.
싱가포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출판사·유통업자·서점주인 등 30개 이상의 단체가 참여하는 이 행사에는 도서전·가이드 투어·저자와의 만남·워크샵·스토리텔링 세션 등이 준비돼 있다. 채널뉴스아시아는 이번 북페어에 대해 “싱가포르의 출판·서점업계 전부가 처음으로 힘을 모은 행사”라고 전했다.
일본 도쿄에서는 술을 마시고 잠까지 자고 갈 수 있는 서점이 문을 열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신개념 ‘숙박형 서점’인 ‘더 북 앤 베드 도쿄’가 지난달 도쿄 도시마구에 재개장했다고 5일 보도했다.
이 곳은 리노베이션 후 10가지 알콜음료가 제공되는 ‘바’까지 더해졌다. 숙박손님들은 3500엔(약 3만 5000원)의 요금을 내고 구비된 1900여 권의 소장서적을 마음대로 골라 침대까지 가져가 읽을 수 있다. 낮 시간에는 한 시간에 500엔의 시간제로 운영된다. 이번 달에만 객실의 80%가 예약돼 있다.
일본의 유명 ‘북카페’ 형 서점인 ‘츠타야’는 최근 대만에까지 체인점을 냈다.
아시아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자유롭게 음료수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형 서점인 츠타야가 대만 타이페이에 지난달 말 첫 해외지점을 냈다. 타이페이 지점에는 중국어·일본어·영어로 된 1만 5000여 권의 책이 진열되며 서점 내 카페인 ‘와이어드 도쿄’에도 계산하지 않은 책을 가져 가 읽을 수 있다.
츠타야의 모회사 컬쳐컨비니언스클럽(CCC)은 대만에 3년 내 5개의 지점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츠타야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심층조사를 통해 단순한 서적판매를 넘어서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실제로 도쿄 지점에는 서점 내에 여행사 상담소·카메라 가게·식당·문구점 등이 자리해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중국 최대 서점 체인 중 하나인 시지페(Sisyphe)는 유동인구 확보를 위해 지점을 대부분 쇼핑몰 안에 내고 서점 내 문구점과 기념품점·카페 등을 구비하고 있다. 실제로 시지페 서점 매출의 20%가 이러한 카페에서 발생한다고 중국의 영문매체 크리스천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