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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구조조정·M&A ‘태풍’, 내년 재계순위 ‘지각변동’으로

올해 구조조정·M&A ‘태풍’, 내년 재계순위 ‘지각변동’으로

기사승인 2016. 1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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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재계 순위
올해 산업 전반에 걸친 대대적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영향으로, 내년 국내 재계순위 지각변동이 확실시 되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 매각을 진행 중인 한진그룹과 두산밥캣 상장으로 몸집을 불린 두산그룹이 재계 10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우리나라 재계 10위권 순위는 △삼성(자산규모 348조2200억원) △현대차(209조6900억원) △SK(160조8500억원) △LG(105조8500억원) △롯데(103조2800억원) △포스코(80조2300억원) △GS(60조2900억원) △한화(54조7000억) △현대중공업(53조5000억) △한진(37조200억원) 순이다. 재계에선 올해 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유독 많았던 만큼 내년 자산 격차가 큰 상위권보단 비슷한 수준의 중하위권내에서 순위변동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의 빅 4 삼성·현대차·SK·LG는 내년에도 순위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의 경우 최근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하며 불변의 자리를 이어간다. 하만 인수는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M&A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됐다. 현대차그룹은 연구 개발과 해외 거점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2004년 3위에서 2005년 2위로 올라선 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0월말 CEO세미나를 통해 투자를 위한 검토작업을 모두 마치고 추진만 남았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대대적인 인수합병 움직임이 예상되는 이유다. SK는 2005년 4위에서 2006년 3위로 올라와 순위를 지키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그룹의 두 축 중 하나인 LG화학이 최근 수처리필터 회사 및 바이오 회사들을 인수하는 등 성장성이 큰 회사들을 사들이고 있어 몸집은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LG의 경우 2005년 GS·LS가 잇달아 분가하면서 2위에서 4위로 떨어졌고 순위를 유지 중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구조조정 및 대규모 인수합병이 많았던 만큼 내년 중위권을 중심으로 재계순위가 크게 뒤바뀔 전망”이라며 “특히 조선·철강 등 업종의 순위가 구조조정 여파를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삼성 등 상위권 순위는 변함없을 것”이라며 “법정관리 들어간 한진해운 등 여파로 한진그룹을 비롯한 구조조정 업종이 몇 순위 내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극심한 외풍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그룹 역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삼성의 화학계열사를 사들이고, 최근 의료사업에까지 뛰어드는 등 자산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GS그룹은 그동안 석유제품 판매·화학·화력발전 부문에서 M&A를 시도해 왔고, 현재는 안정화 및 최적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한동안 자산 규모는 제자리 행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구조조정 중인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등은 재계 순위 하향 압박을 받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2년전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고 올 상반기까지 계열사 45개를 정리했다. 지금도 경쟁력 없는 계열사와 해외법인들을 매각하거나 청산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업황 부진으로 몸집을 크게 줄인 현대중공업도 자산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불발에 그쳤지만 자산규모 약 6조2000억원의 금융계열사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 중이라 거래가 성사되면 현재 그룹 총 자산은 53조원대에서 46조원대로 하락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삼성 계열사 5곳을 인수, 자산 총액을 17조5000억원 가량 불리며 한진과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재계 10위에서 8위로 2계단 도약한 상황이다. 최근 우리은행 지분 인수부터, 향후 대우조선해양 방산부문 지분 인수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만큼 내년에도 견조하게 자산이 불어날 전망이다.

재계 10위 한진그룹의 경우 올해 한진해운 관련 자산 매각이 진행될 경우 약 7조4000억원 가량의 자산이 줄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한진의 빈자리는 두산밥캣 상장으로 몸집을 불린 두산그룹(11위)이 차지한다는 설이 유력하다. 다만 두산그룹은 재무 건전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부실 계열사를 매각하는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에, 이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KT(12위)가 10위 자리에 오를 것이란 시각도 있다.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은 “대기업 순위변동이 많다는 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며 “자산규모가 경쟁적으로 늘면서 발생하는 팽창성 순위변동은 긍정적이지만, 자산규모가 줄어 발생하는 수축성 순위변동은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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