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전문가 5인에게 듣는다… 무너진 회사의 이유

전문가 5인에게 듣는다… 무너진 회사의 이유

기사승인 2016. 05. 27.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KakaoTalk_20151020_102854344
몰락한 기업의 사세 확장이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분석에 전문가들 사이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를 문제 삼을 수 있는 지에 대해선 생각이 갈린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사업은 ‘무리한 투자’라고 낙인 찍히지만 성공했다면 ‘신의 한수’ 아니겠느냐는 시각이다. 26일 아시아투데이는 경제 전문가 5명에게 의견을 물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STX·웅진·동양·한진해운 등에서 불거지고 있는 기업 총수 일가들의 문제는 황제 경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권력은 다 누리면서 책임은 안 지는 잘못된 경영윤리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이런 사람을 견제할 수 있는 내부 소유구조 시스템도 안 갖춰져 있다”며 “사외이사 제도·감사위원회도 독립적이지 않고 우호적인 사람들로 구성돼 있을 뿐 아니라 소액주주들이 오너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없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총수들의 과욕이 기업을 무너뜨렸고 이들을 견제해야 한다는 데 대해 시각은 갈린다. 손종서 숙명여대 앙트러프러너십전공 교수는 “강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는 끝났지만 기업 초기 창업가정신은 높이 사야한다”며 “글로벌 시장 상황이 회사에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강 회장의 창업가정신이 계승됐다면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그 예로 구글과 애플을 들었다. 이같은 글로벌 기업의 탄생과 성장은 창업가 정신이 뒷받침된 결과로, 올바른 기업가 양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도 “강 회장이 실패한 경영자로 남게 됐지만 사적이득을 취득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조선업이 타격받는 등 거시적 환경의 영향이 큰 데 총수나 오너의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 실장은 미국 리먼브라더스 이후 망한 금융사들이 정치권에서 말하는 사내외이사회 강화 등 이상적인 체제에서 운영됐지만 그럼에도 무너졌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해법으로는 내부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 실장은 “미국 등 선진국들은 형사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경감해주거나 과징금을 깎아주는 등 기업들이 내부통제시스템을 합리화하도록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도 무조건적으로 일반화시켜서 오너시스템 문제 등으로 몰고 가기보다 기업 스스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합리화할 수 있도록 돕는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순히 업황만 탓할 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은 “업황이 부진해서 STX·웅진·동양 등의 회사가 무너진 건 맞지만 경제 트렌드와 산업의 흐름을 잘 파악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삼성처럼 체질 개선에 집중하면서 차근차근 몸집을 불렸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투자의 적합성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일단 무너졌다면 무리하게 붙잡고 있는 것보단 새 주인을 찾아주는 게 낫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정호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선택은 틀릴 수도 있고 그래서 망할 수도 있다. 다만 무너졌다면 이후 처리를 잘해야 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빨리 매각을 해서 새 주인을 찾아줘 주인 없는 상태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