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진보 세력 모욕한 ‘좌익효수’ 국정원 직원 기소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신 부장검사)가 인터넷 공간에서 ‘좌익효수’라는 필명을 사용한 국가정보원 직원 A씨(41)를 형법상 모욕죄 및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대선을 전후해 인터넷에 선거운동으로 여겨지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법은 소속 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A씨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던 B씨 부부와 그 딸을 비방하는 댓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A씨가 ‘절라디언’ ‘홍어’ 등 특정 지역인을 비하하는 댓글을 올린 점도 처벌해 달라는 고발 내용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 등을 검토한 결과 A씨가 고발된 내용은 특정 집단에 속한 개별 구성원이 피해자로서 특정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처분 사유를 설명했다.

A씨는 2013년 7월부터 작년 1월 사이 진보정당과 재야 단체 등에 의해 3차례에 걸쳐 고소·고발을 당했다. 피소 당시에는 A씨가 ‘좌익효수’라는 필명 내지 아이디를 쓰는 국정원 관계자로 추정됐을 뿐 실제 직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필명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한 검찰은 ‘국정원 댓글 사건’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하고 수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