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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에 빠진 패션업계…몸집불리기 or 활로찾기?

‘M&A’에 빠진 패션업계…몸집불리기 or 활로찾기?

기사승인 2015. 06.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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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패션 트렌드는 'M&A'
패션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주요 패션 브랜드들이 유통 채널 및 브랜드를 확장하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활로 찾기에 분주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F(옛 LG패션)는 최근 패션전문 온라인 기업 ‘트라이씨클’에 이어 라이프스타일 전문채널 헤럴드동아TV를 운영하는 ‘헤럴드동아’를 인수하는 등 M&A를 활용한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LF는 트라이씨클 인수를 통해 회원수 400만명의 ‘하프클럽닷컴’ 등 중저가 타사 브랜드를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망을 확보하게 됐다. 아울러 헤럴드동아TV의 다양한 콘텐츠를 LF가 운영하는 온라인 채널에 실어 온라인 플랫폼 경쟁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온라인 쇼핑 매출을 지난해보다 5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LF 관계자는 “채널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는 경로가 아니라 그 자체가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며 “헤럴드동아 TV가 갖고 있는 콘텐츠들을 온라인 쇼핑몰에 채워 보다 흥미롭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도 지난달 토종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스티브J&요니P’와 세컨드 브랜드인 데님 레이블 ‘SJYP’를 인수해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나섰으며, 의류 OEM·ODM 기업 한세실업은 최근 인수한 패션유통기업 에프알제이를 통해 성인의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패션그룹형지도 지난달 말 스위스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 로즈’의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했다. 2011년 국내 상표권, 지난해 아시아 상표권 인수에 이은 행보다. 형지는 올 하반기부터 와일드로즈의 필라테스·요가 등 스포츠 및 캐주얼 라인을 본격 확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아시아·유럽 등을 대상으로 라이선스 사업도 고려 중이다.

최병오 형지 회장은 “최근 여성들의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건강 및 몸매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브랜드의 성장을 확신한다”며 “여성복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형지의 디자인과 유통망을 기반으로 여성특화 상품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와일드로즈는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연매출 420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형지는 최근 몇년간 공격적인 인수를 통해 패션업계의 ‘M&A 공룡’으로 떠올랐다. 2012년 이후 남성복 전문기업 우성I&C, 복합쇼핑몰 바우하우스, 고급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노트, 학생복 에리트베이직, 프랑스 골프웨어 까스텔바쟉, 이탈리아 여성복 스테파넬에 이어 ‘에스콰이어’로 유명한 제화잡화기업 이에프씨까지 잇따라 손에 넣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신규 브랜드 론칭에 대한 부담없이 손쉽게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선도 있다.

형지 관계자는 “그룹의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새로운 영역에 대한 기회가 주어지면 과감히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일 뿐”이라며 “신규 론칭보다 죽은 브랜드를 살리는 게 더 어렵다는 패션계 속설에도 인수 브랜드들을 성장시켜 왔다”고 반박했다.

한편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키로 하면서 패션사업의 중장기 파급효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패션사업은 제일모직 내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내년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유럽·북미 등에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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