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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청소년 화장 문화 이대로 괜찮나?

[칼럼] 청소년 화장 문화 이대로 괜찮나?

기사승인 2015. 05. 28.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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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덕 숙명여자대학교 향장미용학과 교수
디지털 상에서 ‘립 틴트를 예쁘게 바르는 법’ ‘투명 메이크업 따라잡기’와 같은 제목의 화장법을 담은 블로그나 영상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인간의 영원한 관심사이며, 산업과 문화가 발달한 현대는 그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가 달라진 청소년 화장 문화다. 앞서 이야기한 블로그나 영상에 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견될 정도다.

최근 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로 화장에 대한 정보가 확산되면서 일찍부터 이런 환경을 접해온 청소년들의 화장 시작 연령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특히 또래의 아이돌 스타와 모델들의 등장은 청소년의 화장 욕구를 더욱 자극한다. 그 결과 ‘생얼 화장법’ ‘학생 화장법’ ‘투명 화장법’ 등의 용어는 이제 일상적인 언어가 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연일 청소년들을 유혹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화장품 시장까지 변화시켰다. 과거 청소년 전용 화장품이 여드름 예방을 위한 기초 화장품에 집중돼 있었다면 요즘은 색조 화장품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청소년 화장품 시장은 2012년 기준 약 2400억원 규모이며 그 성장세가 매년 약 20%에 이른다. 화장품 전체 매출 대비 그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다수의 소비재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주목할 만한 수치다.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화장품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은 바 있는 브랜드 숍의 약진은 청소년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으로 가득한 매장이 접근성 좋은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은 청소년의 화장품 구매 장벽을 낮추는데 큰 원동력이 됐다.

이처럼 청소년 화장 문화가 붐을 이룰수록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도 늘고 있다. 청소년들은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올바른 화장법·피부 건강 등에 대한 지식이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또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한 각종 판매처에서는 청소년과 성인용 화장품을 따로 구분하지 않아 자칫 피부 트러블이나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청소년은 화장품 안전성과 오남용 문제에 너무 쉽게 노출돼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은 바로 올바른 피부 건강 교육과 정책이다. 청소년들의 화장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으로 판단하거나 그들의 화장품 사용을 차단할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화장품 회사에서는 청소년 소비자들을 위한 화장품 선택 방법과 사용법, 트러블 유발에 대한 내용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어린 나이에 화장을 하면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규제는 지금의 청소년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들의 사용을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화장법 교육을 마련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 학교와 가정, 사회 모두가 청소년의 올바른 교육과 가이드 라인 제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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