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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국, 남녀 임금격차 줄여야 ‘진짜’ 선진국

[사설]한국, 남녀 임금격차 줄여야 ‘진짜’ 선진국

기사승인 2014. 06. 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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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남녀 근로자의 임금격차가 무려 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이 9일 '임금격차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냈는데 국내 근로자의 남녀 간 임금격차가 점차 줄고는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무척 먼 것으로 지적됐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임금격차는 남녀 간 성차별 다음으로 심각한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보고서는 각국 남성 전일제 근로자 임금의 중위값을 100으로 보고 조사했는데 2010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9.0%였다. 자료가 있는 OECD 주요 25개국 중 1위였다. 부끄러운 1위다. 일본이 28.7%로 2위인데 한국과 10%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핀란드(21.2%), 네덜란드(20.5%), 터키(20.1%)가 20%를 넘었다. 영국과 미국이 각각 19.2%, 18.8%였다. 독일 16.8%, 프랑스 14.1%, 호주 14.0%였다. 헝가리는 3.9%였다.

이런 차이는 고용노동부의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시간당 정액 급여를 기준으로 2013년 한국 여성 임금은 남성 임금의 68.2%였는데 성별 임금격차가 31.8%인 셈이다. 지난 2006년 35.7%였던 점을 감안하면 31.8%는 많이 줄어든 것이다. 성별 월 급여 차이는 2006년 38.5%에서 작년 36.0%로 떨어졌다. 하지만 선진국 수준인 20% 안팎으로 내리려면 긴 시간과 고통스러운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금에는 늘 격차가 있게 마련이다. 남녀의 격차, 근속 연수에 따른 격차, 학력에 따른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단순노무직과 관리 사무직의 격차 등 일이 있는 곳에는 임금 차이가 있다. 하지만 같은 직종, 같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덜 받는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고 불평등이다. 아직도 남성을 더 우대하는 사회라는 뜻일 것이다.

남녀 간 임금격차를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기업주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하고, 노동의 질에 대한 차이도 극복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여성도 독립된 경제인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여성은 결혼과 임신,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기 십상이고 이로 인해 임금 면에서 차별을 당하기 일쑤다. 경력단절만 어느 정도 해소돼도 임금격차는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다.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 풀어야 할 과제다.

한국이 세계 10위의 경제력을 확보한 것은 교육의 힘이 가장 컸다고 봐야 한다. 이제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다. 내실을 다지려면 여성을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확실하게 인정하고, 그들의 능력과 역할에 맞는 대우를 해야 한다. 대우란 여성의 근로를 있는 그대로 평가해서 여자라는 이유로 임금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남녀 임금격차가 줄어야 진정한 선진국이다. 지금처럼 40%가까이 차이가 나서는 선진국 얘기를 꺼내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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