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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베, 고노 담화 계승 행동 보여줘야

[사설] 아베, 고노 담화 계승 행동 보여줘야

기사승인 2014. 03. 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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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본 총리가 참의원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고 말하자 한국과 미국이 이에 즉각 화답했다. 아베의 말 한마디에 한·일관계가 새로 복원되는 느낌이 들 정도다. 한·일 정상회담 얘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아베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얼마나 행동으로 실천하느냐 하는 점인데 일단 말을 했으니 행동이 뒤따르기를 기대해 본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일본 참의원에서 고노 담화에 대해 언급하며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아베 내각은 수정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서도 "아베 내각은 이들 담화를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로써 계승한다"고 밝혔다. 최근까지만 해도 고노 담화를 검증하겠다고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지금이라도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를 덜어드리고 한·일관계와 동북아 관계가 공고히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비롯,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베의 역사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미국도 환영하는 논평을 냈다. 미 국무부는 연합뉴스에 "무라야마 총리와 고노 전 관방장관의 사과는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일본의 노력에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베 총리의 발언을 긍정적 진전으로 간주한다"고 밝히고 "한국과 일본의 좋은 관계는 두 나라 자체는 물론 지역과 미국에 있어서도 최선의 이익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아베 정권에 대해 한·일관계를 악화시키지 말라고 압박해 왔다. 
 
아베 총리가 늦게나마 입장을 바꿔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고 밝힌 것은 박 대통령의 말대로 다행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아베의 발언이 한국과 미국의 압박에 못 이겨 위기를 넘기기 위한 발언이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진실성이 배어있는 말이 되어야 한다. 진실성이 있다면 아베는 말에 책임을 지고,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여러 가지가 걸려있지만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만 지키면 대부분의 문제는 풀린다.
 
우리는 아베의 발언이 한·일관계를 다시 세우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일본은 이 발언을 계기로 역사교과서 문제,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교과서는 바로잡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자제해야 한다.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사과도 있어야 한다. 또 독도 영유권 주장도 내려놓아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양국 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아베와 일본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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