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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인 칼럼] 일본의 세계 정복 꿈

[김영인 칼럼] 일본의 세계 정복 꿈

기사승인 2013. 09. 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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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세계 정복 야욕이 들통난 적 있었다. 일본 외상 타나카가 1929년 자기들의 '천황'에게 제출한 보고서, '상주문'이 세계에 공개된 것이다. 이른바 '타나카 메모' 사건이었다.

당시 일본 교토에서는 미국, 중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이 모여서 '태평양회의'를 열고 있었다. 만주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의였다. 이 회의에서 중국이 '타나카 메모'의 사본을 공개하려고 했다. 하지만 일본이 그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는 바람에 일단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음모를 오래 감출 수는 없었다. '타나카 메모'는 그 해 연말 중국 남경에서 발행된 한 잡지에 실렸다. 잡지의 기사는 전 세계로 타전되었다.

'메모'의 내용은, 일본이 중국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만주와 몽골부터 장악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그런 다음에 중국을 삼켜서 그 부원(富源)을 모두 확보하고, 이를 발판으로 인도·남양 제도·소아시아·중앙아시아·유럽으로 '전진'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세계 전체를 '획득'하자는 보고서였다. '메모'는 그 첫 단계인 만주와 몽골에 대한 침략 계획을 노골적으로 담고 있었다.

일본은 당연히 오리발부터 내밀었다. 조작된 '메모'라고 우겼다. 그러나 일본은 불과 2년 후인 1931년 만주를 침략했다. 소위 '만주사변'이었다. '타나카 메모'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렇지만 '타나카 메모'는 과대망상이었다. 일본은 자기들의 국력을 착각하고 있었다. 시쳇말로 '주제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 대륙은 일본이 장악하기에는 너무나 광활했다. 일본은 곧바로 '중국이라는 거대한 그릇에 빠져 허덕이는 파리 신세'가 되어야 했다.

일본은 그런 상황에서 국민총생산(GNP)이 자기 나라의 12곱절이나 되는 미국을 상대로 '태평양전쟁'까지 도발하고 있었다. 결과는 뻔했다. 원자폭탄이었다. 무조건 항복이었다. 세계 정복은 물 건너가고, '섬나라'로 다시 오그라들어야 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풍신수길은 그 과대망상의 '원조'라고 할 수 있었다. 풍신수길은 부채에 조선과 명나라 지도를 그려놓고 "명나라 황제에게 술을 따르도록 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었다. 가등청정에게는 명나라 땅 20여 주(州)를 내리겠다고 '구두약속'하고 있었다. 가등청정이 문서로 증표(證票)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하자 자랑스럽게 적어주고 있었다. '세계라는 천하'를 움켜쥘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꿈만큼은 야무지게 품고 있었다.

오늘날 아베 일본 총리가 마치 누군가와 닮은꼴인 것처럼 보이고 있다. "나를 우익 군국주의자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불러달라"고 했다는 보도다. 그동안 이런저런 물의를 일으키더니 급기야는 군국주의였다. 일본 경제가 중국에게도 역전되었다는 현실은 아마도 깜빡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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