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삼 서울은퇴자협동조합 이사. 신 이사는 “은퇴 후 남아있는 33년을 위해 자존감을 지키고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아야합니다”고 조언한다. |
서울은퇴자협동조합은 은퇴자나 은퇴 예정자들의 재능기부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은퇴생애설계 전문 조직이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은퇴생애설계 전문가인 우재룡 이사장이 설립했다.
조합은 10명 중 단 2명만이 성공한다는 창업시장에서 베이비부머들이 실패를 피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사전 시장조사를 통해 잠재된 소비자군을 파악하고, 조합원의 전문직 경력을 살려 관련 노하우를 전수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 이사는 “50대는 사회적 경험이 풍부하고 학력이나 지적수준이 높은 편”이라며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스스로 다양한 직업을 만들고 창업 아이템을 찾는 등 블루오션을 개척할 예정”이라고 했다.
은퇴자협동조합에는 은퇴 후 밀려오는 인생의 허무함을 떨쳐버리고 ‘액티브’한 삶을 꿈꾸는 125명의 조합원들이 모여 있다. 가입조건은 없다. 자신이 쌓아 온 재능 기부와 사회기여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는데 의미가 있다.
신 이사는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먼저 살펴보고 본인이 가진 재능과 열정을 찾기 위한 교육을 받는 게 중요하다”며 “돈을 벌기보다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자존감을 지키며 일하시는 분들이 조합의 문을 두드린다”고 했다.
은퇴자협동조합에서는 ‘생애설계’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을 위한 ‘디지털 교육’이 이루어진다.
신 이사는 “은퇴하면 10~15년 막연하게 살다가 돌아가시는 게 다였죠. 평균 53세에 은퇴한다고 보면 33년을 더 사는 겁니다”며 “은퇴해서 무슨 일을 하려고 했는데 며느리가 ‘아버님 이런 일 하지 말고 좀 쉬세요’하고, 또 5년 후에 뭐 좀 하려고 하면 ‘아버님 쉬세요’라고 해서 쉬었더니 33년을 쉰다더군요”라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보통 30년 정도면 직장생활을 오래했다고 하는데 은퇴자들에게 남아있는 시간도 33년인 거죠”라며 은퇴가 또 다른 삶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남은 30년을 위해 은퇴자협동조합에서는 기초 재무설계를 제공한다. 보다 더 심층적인 재무설계를 듣고 싶다면 자신이 원하는 강사를 지정하고 추가 수강료를 지불하면 1대 1 코칭을 받을 수 있다. 인생 설계를 돕는 강사들도 조합원들이다.
조합원의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형식인 만큼 상담 기간과 커리큘럼은 자율적으로 지정된다. 단독 맞춤형 재무 설계 프로그램인 셈이다.
또 월 1회씩 힐링캠프, 봉사활동, 건강 지킴이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조합원뿐만 아니라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비용만 내고 참석할 수 있다.
조합이 설립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틀이 잡히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전국적으로 은퇴자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크다. 현재 대구 지역에서도 은퇴자협동조합이 출범했고, 앞으로 부산·울산·광주 등에도 설립될 예정이다.
신 이사는 “협동조합은 박근혜정부의 일자리 70% 달성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는 여건을 만들고 대신 각자의 인건비는 빼고 법인의 이익은 0으로 맞춘다. 생존 수익기반만 잘 확보된다면 앞으로 엄청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