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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롯데마트, 계열사 상품 ‘노골적 밀어주기’ 심각

[르포] 롯데마트, 계열사 상품 ‘노골적 밀어주기’ 심각

기사승인 2013. 01.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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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롯데마트…노른자 진열대마다 롯데상품 도배

 서울역사에 위치한 롯데마트 매장에 롯데 계열사의 제품이 전진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골적인 계열사 몰아주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 제기된다.

23일 들른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빵사업인 롯데브랑제리사의 ‘보네스뻬(Bonespe)’가 핵심자리에 배치돼 있었다. 이 베이커리는 전국 롯데유통계열사에 입점해 있다.  

롯데브랑제리는 재벌 빵집으로 지금도 정치권과 정부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브랑제리에 대한 롯데의 부당지원 혐의를 잡고 조사중이다. 이 회사는 롯데 총수일가가 29.27%의 지분을 보유, 현재도 롯데쇼핑이 대주주로 돼있다. 롯데마트 70여개, 롯데백화점 16개, 롯데슈퍼 14개 등 총14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눈에 띄는 목 좋은 곳에는 롯데 계열사의 음료나 과자들이 도배되고 있었다. 롯데제과 상품인 '갸또'는 과자진열대중 가장 좋은 목(엔드매장)을 차지했다. 또 롯데칠성에서 나온 사이다와 오렌지주스가 전면에 전시됐다.

롯데가 인수한 벨기에 브랜드 초콜릿인 '길리안' 초콜릿도 20% 할인을 내세워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돼 있었다. 

또한 햄 진열코너에도 롯데햄이 더 부각됐고 CJ 등 비(非)롯데 상품은 그렇지 않았다. 롯데햄 자리에는 롯데마트에서 설치한 홍보 팻말이 붙여 있어 시각효과를 거뒀다.

계산대 인접 진열대에도 롯데 건강식품 전문 브랜드인 '헬스원' 제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롯데제과 소속의 이 브랜드는 일반 매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유독 롯데마트 매장에서 헬스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큰 노력 없이도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3층매장도 온통 롯데다. 장난감매장 '토이저러스', 의류업체 무인양품과 '유니클로', 아이스크림전문점 '나뚜루', 롯데여행사 'JTB'까지 롯데 계열사가 송두리째 장악하고 있었다.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은 일본 의류 브랜드로 롯데가 한국 영업권을 갖고 있다. 세계 최대 장난감회사인 토이저러스도 롯데가 브랜드를 빌려 운영하고 있다. 

롯데여행사는 일본의 여행사 JTB와 합작해 만든 여행사로 역시 롯데 계열사다. '나뚜루'는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브랜드다.

이곳에는 롯데금융센터도 들어서있다.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 등 롯데 금융계열사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고객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카드를 발급하고, 보험상품 가입을 유도하거나 높은 이자로 돈도 빌려준다. 가정주부도 최고 15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레이디론'을 선전하고 있었다. 롯데마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는 유독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많이 받아온 회사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이 지분을 가진 시네마통상과 롯데시네마푸드는 영화관 롯데시네마의 팝콘, 콜라 등 매점영업을 장악해 일감몰아주기라는 비난을 받았다. 

또 롯데손해보험에 롯데그룹이 차지하는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이 95%에 달하고, 물류회사인 롯데로지스틱스가 롯데그룹과 거래하는 내부 비중이 97.1%나 된다. 롯데브랑제리 역시 2010년말 기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65.8%으로 높은 편이다. 

이 밖에도 B&F통상은 롯데백화점에 SKII 화장품을 독점 공급, 이익을 취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끝쪽에 위치한 목 좋은 자리는 매주 프로모션을 하는 상품들이 진열된다"며 "상품 제조업체 영업담당자와 매장 바이어가 협의해서 정하는데 매장 바이어의 입김이 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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