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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홍준표, ‘분당좌파’ 손학규 민생현장 방문 차이는?

‘서민’ 홍준표, ‘분당좌파’ 손학규 민생현장 방문 차이는?

기사승인 2011. 07. 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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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당 대표의 '민생행보' 현장을 가다
최용민 기자] 여야 대표가 민생현장 탐방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19일 논산수해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민심 탐방’을 시작했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지난 13일 ‘동고동락 민생실천’이란 주제로 제2차 희망대장정을 재개했다. 

손 대표의 민생현장 방문은 이미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만큼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당 대표인 홍 대표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홍 대표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 누구보다 서민의 아픔을 잘 안다고 말해 왔고, 당내 서민정책특위 위원장을 지낼 정도로 민생에 대한 관심이 남 달랐지만 현장성은 약했다. 반면 손 대표는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와 영국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엘리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면서도 정치적으로 승부수를 던질 때 마다 민생행보를 보여 왔다.  

성장 배경이 다르고, 여야 대표라는 차이 때문에 이들의 현장방문도 사뭇 다른 장면을 연출했다. 

홍 대표는 집권여당의 대표답게 정부 관계자와의 해결책 모색에 주력했다. 반면 손 대표는 바닥 민심 청취에 집중하면서 진정성을 알리는 데 더 무게를 두는 듯 했다. 



◇주목받은 홍준표의 재래시장 방문... 열띤 취재 열기로 20분만에 끝나 

지난 20일 홍 대표의 ‘수유전통시장 방문’은 취재진의 열기로 뜨거웠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함께 했고, 이에 3개 부처 출입기자들이 취재에 나서면서 시장안은 혼란스러웠다. 시장 곳곳에서 상인들이 “이제 장사 좀 하게 그만 가시죠”라는 말이 흘러 나왔다. 이 때문에 1시간 예정됐던 시장 방문은 20여분만에 싱겁게 끝났다. 

홍 대표와 허 회장은 야채가게와 정육점 등을 돌면서 6만9000원어치의 물건을 구입했다. 홍 대표는 물건 값으로 현금을 지불했고, 허 회장은 재래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을 사용했다. 

홍 대표는 이어진 간담회에서 “대기업이 보너스를 줄 때 일정 부분을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줬으면 한다”며 “그러면 전통시장에 와서 10만원 살 것을 더 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당·정·청은 전통시장 대책을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홍 대표는 연일 “당정 일치”를 말하며 허 회장에게 “은행연합회도 서민금융을 위해 2000억을 더 내놓는다고 하는데 전경련은 돈이 더 많지 않아요”라고 했고, 이에 허 회장은 “허허...”라며 웃음으로 답했다. 박 장관은 “전통시장 상인회를 비롯해 자구노력이 더해져야만 전통시장이 더 올라설 수 있다”고 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는 수유전통시장 발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들이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수유시장 주차장 문제, 시장 내 도서관 운영비 문제, 전통시장 상품권 문제, 대기업 슈퍼마켓 입점 문제 등이 다뤄졌다”며 “이에 대한 각 부처 관계자들의 답변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수유상인회장과 주부들의 고충을 직접 듣는 시간을 가지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사전 조율이 없어 당·정·청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조속한 대책마련을 원하는 시장상인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었다.


◇주목받지 못한 손학규의 토론마당... 2시간 30분간 열띤 토론 

19일 무더운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열린 손 대표의 ‘청년실업 토론마당’은 언론이 크게주목하지 않은 가운데 시작됐다. 국회에서 출발한 기자는 아시아투데이 기자를 포함해 4명뿐이었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청년 창업자 등 20여명의 참석자는 원탁에 둘러 앉았고, 손 대표가 10여분 인사말을 한 뒤 곧바로 김현경 청년유니온 위원장의 사회로 토론이 시작됐다.

토론 참가자들의 발언 열기는 뜨거웠다. 먼저 각자의 경험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 여성(31)은 “내 20대를 학자금 갚는데 사용해 지금은 빚이 없지만 31살의 나이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라며 “결혼도 해야 하는데 이제 점점 모든 것을 포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대학생은 “최저임금이 너무 낮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려면 최저임금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지 계산을 해보니 1만원 정도였다”며 “최근 조금 올라 4580원이라고 하는데 정말 이것 가지고는 밥만 먹고 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손 대표는 시종일관 펜을 들고 참가자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모르는 이야기가 나오면 질문을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 청년사업가가 젊은 사람들이 사업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했을 때는 “지금은 어떤 제도가 있느냐”, “그런 제도의 문제점은 어떤 것이냐”고 물으면서 꼼꼼하게 체크했다. 

경비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남성은 “경호원 생활을 하면서 용역분들과 많이 부딪치게 된다”며 “용역에도 학생이 많다. 다른 일보다 일당이 2배나 높기 때문에 용역을 하는데 어린 학생들이 철거촌이나 빈민가에 가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올바른 사회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고, 이에 손 대표는 “이런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다소 침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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