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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및 아트팝 작곡가 김효근 교수와의 만남

가곡 및 아트팝 작곡가 김효근 교수와의 만남

기사승인 2011. 07. 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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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관의 클래식 산책](28)


김문관 기자] 가곡 '눈'과 미국의 9.11 테러를 기리는 곡 '내영혼 바람되어'로 유명한 작곡가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를 만났습니다.

김 교수는 여의도 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경영대학 교수와 작곡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이색경력의 소유자인데요, 최근에는 아트팝을 통한 '가곡의 한류화'를 기획중입니다.

아트팝이란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녹여낸 일종의 퓨전 음악장르입니다.

달콤하면서도 깊이있는 그의 음악처럼 짧지만 즐거웠던 만남을 소개합니다.

김 교수는 본인의 엘범 제목으로 쓰이기도 한 곡 '내영혼 바람되어'에 대해 "미국 9.11테러 이후 유명해진 인디언의 구전시 '천 개의 바람들(A thousand winds)'을 역시하고 그 위에 작곡한 곡을 입힌 것입니다"며 "번역 작업중 운율과 행을 맞추려다 보니 역시 시의 번역작업이 대단이 어렵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일례로 원 시의 '무덤(Grave)'이라는 단어를 적절히 번역하기 위해 수십개의 우리말중에서 고심하다가 결국 여러 의미를 포괄할 수 있는 '그 곳'으로 결정했습니다"며 "이렇게 지시대명사로 번역한 것이 이 음악에 대한 수요처를 더욱 늘리게 됐다고 생각합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몇 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이 음악이 쓰이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기도 했으며, 지금도 종교계 등에서 이 곡을 듣고 연락을 취해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사랑의 꿈'이라는 곡에 대해서는 "지금의 제 아내가 된 사람에게 어릴 적 프로포즈 할 때 사용했던 곡입니다"며 "당시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이 노래를 불러주자 그녀가 눈물을 흘리더군요. 이후 모 성악가도 이 노래로 프로포즈를 해서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성공률 100%인 셈이죠"라며 웃었습니다.

김 교수는 아트팝을 통한 가곡의 한류화를 야침차게 준비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최근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한류의 인기가 거센데 한류의 질적인 향상을 꾀할 필요도 있습니다"며 "자작곡들을 10개국어로 번안하는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아트팝과 우리 가곡의 한류화도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트팝에 대해서는 "아트팝이라는 건 한 마디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음악장르입니다. 대중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음악요소들로 인해 명곡이 외면당화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입니다"며 "인간과 자연만물에 귀천이 따로 없듯 예술에도 장르간 귀천은 없습니다. 아트팝은 우리들에게 아름다움, 친근함을 전해주는 위로와 치유의 음악입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정제된 언어로 표현된 훌륭한 시어들이 절묘한 음악적 균형속에서 창작의 꽃을 피울 수 있다면 삭막한 삶을 견뎌야하는 우리 모두에게 참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습니다"고 덧붙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도 장르의 구분없이 이같은 예술성 높은 대중음악이 많이 생겨나는 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김 교수의 음반을 임산부 등 몇 몇 지인들에게 선물했더니 음악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더군요.

단 아이돌 등 한 쪽으로 크게 치우친 국내 음반 유통업계의 현실 때문인지. 출반된지 1년 밖에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가 지은 몇 몇 가사(시)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테너 양준모가 부른 김효근 교수의 '눈'
*눈(김효근 시 곡)

조그만 산실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 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외로운 겨울새 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길을 잊어보리오
가슴에 새겨버리라 순결한 님의 목소리
바람 결에 실려 오는가 흰눈되어 온다오

저멀리 숲 사이로 내마음 달려가나
아 겨울새 보이지 않고 흰 여운만 남아있다오
눈감고 들어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여
나 어느새 흰눈되어 산길을 걸어간다오

*내영혼 바람되어(김효근 역시, 곡)

그곳에서 울지마오 나 거기없소 나 그곳에 잠들지 않았다오
그곳에서 슬퍼마오 나 거기없소 그 자리에 잠든게 아니라오

나는 천의 바람이 되어 찬란히 빛나는 눈빛 되어
곡식 영그는 햇빛되어 하늘한 가을비 되어

그대 아침 고요히 깨나면 새가되어 날아올라
밤이되면 저 하늘 별빛되어 부드럽게 빛난다오

테너 양준모가 부른 김효근 교수의 곡 '사랑의 꿈'
*사랑의 꿈 (김효근 시, 곡)

밤은 깊어 고요히 차고 달 빛 흐르는데
아름다운 그대 모습 영원 속에 비추라
그대 숨길 스치는 곳에 꿈의 노래 일고
그대 눈길 머무는 곳에 사랑이어라

음~ 밤은 깊어만 가고
그대 향한 내 노래 멀리 퍼져갈 때
음~ 살며시 눈 감으면
내 마음에 사랑의 꿈 흘러라

꿈도 잠든 고요한 이 밤 별 빛 흐르는데
잠못이룬 나의 노래 끝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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