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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부채가 45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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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승인 : 2011. 05. 18. 19:22

[한국기업 榮辱의 60년] 삼성전자 ② 얼마나 벌어서 어디에 쓰나
방성훈 기자]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로 2년 연속 '100-10클럽'(매출액 100조원·영업이익 10조원) 이라는 어마어마한 실적을 올린 기업이지만, 부채규모도 글로벌 톱 수준이다. 2010년말 현재 이 회사의 총부채는 44조9396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급전이 필요해서 빚을 냈을 리는 만무하고, 도대체 어디에 쓸려고 매년 10조원이상씩 금고에 쌓으면서 그 4배나 되는 부채까지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154조6300억원, 영업이익 17조3000억원, 순이익 16조1465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도 매출액의 13.4%(136조320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58.3%(10조9200억원)가 증가했으나 부채비율은 50.3%로 전년(53.6%)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 155조원어치 팔아 17조원 남겼는데 웬 부채?

지난해 삼성전자의 부채는 44조9396억원은 당시 2위 기업(시가총액기준)인 포스코의 시가총액 42조4599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장부상으로 잡혀있는 총부채 44조9396억원은 일반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기채 등 외부차입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총 부채 가운데 순수한 빚에 가까운 단기차입금과 회사채 채무는 각각 8조4297억원과 5873억원 수준이다. 

나머지는 하도급 업체 등에 대한 매입채무(9조1486억원)와 미지급 비용(7조1024억원) 등 대부분 영업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외상채무이거나, 미지급법인세(2조514억원) 등 회계처리상 발생한 것들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영업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17조2965억원이다.

삼성전자는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시설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지난해에도 시설투자에 21조6000억원(매출액 14.0%), 연구개발에 9조4000억원(매출액 6.1%)을 투자해 총 31조원을 생산능력 확충에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현금창출능력이 워낙 뛰어나 현금흐름만으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 충당이 가능한 구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속적인 투자를 해온 덕분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냈고 2009년과 지난해 연이은 최고 실적 경신을 이룰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이민희 동부증권 본부장은 "삼성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가족경영을 멀리하기 때문"이라며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 삼성의 대표이사와 경영진이 시장판단을 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각 부문별 시설투자금액은 완제품 부문 2조2537억원, 부품 부문 18조9230억원, 기타 4425억원이다.

부품 부문의 시설투자금액이 전체 시설투자금액의 88%를 차지했다. 대부분 생산규모를 시장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사업의 라인 성능 개선 등에 쓰였다.

진성혜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감한 설비투자야 말로 삼성전자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가장 중요한 반도체에 설비투자 뿐 아니라 기술개발까지 꾸준하게 전개한 덕분에 지금의 삼성전자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도체와 전자재료 위주의 삼성전자 투자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그 분야의 성장성이 이미 한계에 달했고, 새로 개척하려는 영역도 아직 뚜렷한 지향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앞으로는 삼성전자가 하고 있는 사업분야의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신수송 사업도 윤곽도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만 담근 상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기 과정에서 경쟁자들이 스스로 쓰러진 상태이므로 이 기회에 더욱 치밀하고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난해보다 1조4000억원 늘어난 23조원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분야별로 반도체 10조3000억원(메모리 5조8000억원, 시스템반도체 4조2000억원), LCD 4조1000억원, 표면실장부품(SMD) 5조4000억원 등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연구개발비로 9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특허 및 기타 무형자산을 위해 서도 1조2592억원을 썼다.

삼성전자는 3단계 연구개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개발 경쟁에서 뒤처지면 결국 시장점유율은 떨어질 것이고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연구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 경영 전략은 자연스럽게 많은 신기술 개발과 특허의 출원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생산능력으로 이어진다.

◆ 이익잉여금으로 부채비율 50% 그쳐

지난해 삼성전자는 재무비율 측면에서 자기자본비율이 전년대비 1.4% 증가한 66.5%, 부채비율이 전년대비 3.3% 감소한 50.3%로 전년도 수준의 재무구조를 유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지난해말 기준 자본금은 전년대비 16조3039억원(22.3%) 증가한 89조3491억원, 순이익은 전년의 9조7605억원 보다 6조3860억원(65.4%) 증가한 16조1465억원을 기록했다.

이익잉여금은 13조9303억원 늘어났다.

부채는 전년과 비교했을 때 5조8051억원(14.8%)이 증가했다. 

부채가 늘어난 것은 원자재 구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매입채무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유동부채는 1년안에 갚아야 할 부채인데 전년대비 5조7403억원(16.8%) 증가한 39조9447억원이다. 비유동부채는 648억원(1.3%) 증가한 4조9949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부채비율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분기별 부채비율은 1분기 53%, 2분기 54%, 3분기 55%로 상승하다가 4분기 50%로 낮아졌다. 

자본총계에 산입되는 이익잉여금이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전자의 자본금 총계는 지난해 1분기 75조2389억원에서 2분기 81조6965억원, 3분기 85조5584억원, 4분기 89조349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올 1분기 실적보고서에서는 부채비율이 50% 밑으로 내려갔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부채비율을 50% 아래로 낮추며 재무구조의 안정화를 꾀한 것이다.

부채비율은 타인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기업의 건전성 지표로 쓰인다.

삼성전자는 부채비율이 높지 않은 안정적이고 우량한 기업이지만 자산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부채의 절대 규모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다. 

부채비율 50%는 글로벌 유수기업들과 비교해도 매우 건전한 수준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부채는 주로 매입채무나 미지급금 등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굳이 빚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외부 차입을 안하는 상태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경쟁업체인 LG전자의 부채비율 151%, LG디스플레이 116%, 하이닉스 115% 등과 비교해도 매우 안정적인 수치다.

◆ 임직원 총급여 10조원...1인당 평균 8640만원

삼성전자의 판매관리비 지출을 보면 선전비 3조2827억원, 판매촉진비 3조2719억원, 홍보비 4945억원, 애프터서비스비 2조4546억원 등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에게 고정 급여로만 8조원에 가까운 돈을 썼다. 성과급까지 합하면 10조원이 넘는다.

삼성전자 직원의 지난해 급여총액은 7조9000만원, 평균임금은 8640만원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전년도 6780만원보다 무려 27%(1860만원)나 오른 금액이다.

남자직원 6만4095명의 평균임금은 9930만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기록했다.

여자직원 3만1564명의 평균임금은 5970만원으로 현대자동차(6400만원), 기아자동차(6300만원)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

반면 등기임원의 급여는 2009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이들의 지난해 급여총액은 182억2000만원으로 사내이사 3명의 평균보수는 59억9000만원, 사외이사 4명은 평균 6000만원이다.

2009년에는 사내이사 평균 108억, 사외이사 평균 7000만원이었다.

이미 평균연봉만으로 국내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지만 여기에 삼성그룹 특유의 성과급인 생산성격려금(PI)과 초과이익분배금(PS)이 더해진다.

PS는 각 계열사 사업부별로 연초에 수립한 이익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초과이익의 20% 한도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이듬해 초에 지급하는 삼성 특유의 성과급 제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성과에 따른 PS를 지난 1월에 지급했는데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가장 큰 성과를 올린 반도체 부문은 50%, 통신 부문도 50%에 육박하는 PS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CD와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실적이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보상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1년에 두 차례 지급되는 PI는 회사와 사업부 평가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최대 상한선은 상반기와 하반기 각 100%씩이다. 총 3등급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등급별로 기본급여의 100%, 70%, 50%를 받는다.

2009년까지는 300%가 최대 상한선이었으나 지난해부터 100%는 연봉에 기본 포함되고 나머지 200%는 평가를 거쳐 지급하는 방식으로 연봉제도가 개편됐다.

◆ 삼성전자 M&A에 돈을 썼다고?

삼성전자는 인수·합병(M&A)을 하지 않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런 삼성전자가 지난 2월 메디슨의 지분43.5%와 프로소닉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3000억원이 넘는 돈을 지출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메디슨 지분 22.3%를 추가 확보하면서 1570억원을 더 지출했다.

삼성전자는 1994년 미국의 AST리서치를 5억4000만달러를 들여 인수한 것 외에는 지난 16년동안 합병이라고 부를만한 기업매수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삼성디지털이미징을 흡수합병하고 지난 1월 삼성광주전자를 간이합병을 하기도 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합병이라고 부르기도 힘들다.

삼성전자가 메디슨을 인수한 것은 이건희 회장의 의중에 따라 진행중인 5대 신수종 사업분야에 대한 속도를 높히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메디슨은 의료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약 7%, 국내 시장의 33% 점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3차원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하고 전체 매출의 83%를 해외수출로 올리는 우량기업이다.

메디슨은 세계 12개국에 현지법인을 가지고 있고 110여개 나라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950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신수종 사업에 다소 뒤늦게 뛰어드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메디슨이 보유한 초음파 진단기술과 글로벌 유통망 등에 매력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메디슨을 인수한 것은 초음파 진단기 시장에서 1위를 달리며 전체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는 제너널일렉트릭(GE)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삼성메디슨으로 회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삼성식 경영에 들어갔다.

삼성메디슨은 향후 종합 진단기기 관련 모든 공정을 구축해 2020년에는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 환율 리스크도 비켜가는 선순환 사업구조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특징 때문에 뜻밖의 곳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많다. 

환율·주가·이자율 등 글로벌 정세로 인한 위험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늘 미래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

2009년 금융위기 직후 한국 대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기술적인 요인도 있지만 원·달러 환율 급등이 단단히 한몫했다. 

반대로 최근처럼 환율이 떨어지면 다시 경쟁력을 급속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균환율이 9.4%(1156원)나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 실적행진을 이어갔다.

해외 현지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 리스크가 크게 줄어었기 때문이다,

과거와는 달리 미국 시장 등에서 가격이 아닌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하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가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권에서 한발짝 비켜날 수 있었던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민희 동부증권 본부장은 "금융위기 이후 환율 덕을 본 것은 사실이다. 삼성전자 같은 경우는 금융위기 이후 1600~1700원까지 치솟은 원·엔의 환율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많은 경쟁사들이 쓰러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살아남았고 꾸준한 기술개발로 이제 점유율과 경쟁력을 확보한 이상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는 것은 옳은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준 삼성전자 대리는 "기본적으로 헤지(위험회피) 전략이 있고 꼭 미 달러화가 아니더라도 기준통화 역할을 하는 것도 많다. 워낙 여러 지역에서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문제라 환위험에 대한 대비는 늘 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면 환율로 인한 손익위험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100원만 떨어져도 전체 수익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유럽, 아시아, 북남미, 최근에 진출한 아프리카까지 워낙 방대한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 달러 결제에서 손실이 생겨도 엔화나 유로화 결제가 자연스럽게 손실을 매꿔주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전략적으로 상장 및 비상장주식에 투자하고, 이를 위해 직접 또는 간접적 투자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장사인 △삼성중공업(17.6%)△삼성정밀화학(8.4%)△아이마켓코리아(10.6%)△에이테크솔루션(15.9%) 등에 2조6640억원을 출자하고 있다.

비상자사인 △기협기술금융(17.2%)△삼성벤처투자(16.3%),△아이큐브투자조합1호(16.2%)△WIC(18.5%) 등에는 3264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총 출자지분의 시장가치는 2조9904억원으로 2009년 1조4586억원보다 105% 늘어났다.

삼성전자 지분 주식의 주가가 약 1% 변동할 경우 기타포괄손익의 변동금액은 2664억원이다. 1만원짜리 주식이 9000원으로 떨어지면 2조6640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매출액 기준 정보기술(IT)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경쟁업체들은 당연히 삼성전자가 관여하는 각 사업 분야에서 호시탐탐 삼성의 자리를 노린다.

삼성전자가 세계 각지에서 크고 작은 분쟁과 소송에 휘말려있는 이유다.

국내외에서 삼성전자가 피고로 계류 중에 있는 소송 중 지난해말 기준 확정된 소송가액은 442억원이다.


◆ 어디서 얼마나 벌어들이나

지난해 삼성전자가  영업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15조799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LCD패널과 같은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내부 부속품부터 냉장고·휴대폰·TV 등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완제품까지 전자제품 전반을 아우르는 복잡한 사업영역을 가지고 있다.

단순하게 뜯어보면 ‘생산→유통(무역)→판매→투자 및 생산’이라는 순환구조를 통해 수익을 추구한다. 여타 기업과 다를 바가 없다.

결국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부수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판매’를 통한 것이고 돈을 쓰는 것은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인 것이다.

삼성전자의 사업영역을 크게 나눠보면 완제품 부문의 △디지털미디어(가전, 컴퓨터 등) △통신사업부(휴대폰)와 부품 부문의 △반도체 △LCD 사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사업영역별 매출액은 디지털미디어 57조2576억원(37.0%), 통신 41조1996억원(26.6%)으로 완제품 부문이 64.1%를 차지하고, 반도체 37조6388억원(24.3%), LCD 29조9200억원(19.3%)으로 부품 부문이 43.2% 수준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디지털미디어 4861억원(2.8%), 통신 4조3025억원(24.9%) 등으로 완제품 부문이 27.9%를 차지했다.

이익은 부품부문에서 많이 났다. 반도체 10조1106억원(58.5%), LCD 1조9919억원(11.5%)으로 전체이익에서 69.9%를 기여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디지털미디어 사업이다. 하지만 이익은 반도체와 통신사업에서 많이 나 전체의 83.4%를 차지했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매출증가에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위축과 제품 가격 하락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물량증가 등으로 전년대비 391.1%의 성장을 보이며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09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인 10조9200원에 이르는 수익을 반도체 한 부문이 기록한 셈이다.

2009년 영업이익의 65.6%를 완제품 부문이 차지했던 것과 달리 2010년에는 부품부문이 69.9%를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이다.

부문별 공장가동률에서도 같은 추세를 읽을 수 있다.

완제품 부문은 평균 95.3%의 가동률을 보인 반면 부품 부문의 메모리와 LCD 공장은 24시간 3교대 작업으로 휴일을 포함해 365일, 100%의 가동률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무선통신부문의 부진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커버했고,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반도체 부문의 부진을 휴대폰(갤럭시S 등)을 중심으로 한 무선통신부문이 만회했다.

개별적인 사업영역이 모두 최고수준의 경쟁력으로 무장하고 있어 한 부문이 부진해도 다른 부문이 이를 메워주는 '착한 구조'를 삼성전자는 갖추고 있다. 이런 형태의 기업은 현재로서는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영주 연구위원은 "각 사업부문별 시너지 효과야말로 삼성전자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반도체를 이끈 이건희 회장과 이사회의 시의적절한 투자결정도 큰 몫을 했다"고 말했다.
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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