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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의 세계여성정치<3>] 양성평등 롤모델국가 스웨덴

[주진의 세계여성정치<3>] 양성평등 롤모델국가 스웨덴

기사승인 2011. 01. 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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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회의원 47.3%, 여성장관 40% 세계 2위
주진 기자] 남녀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목표로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평등 정책을 실현하고 있는 나라, 스웨덴. 스웨덴은 여성에게도 왕위 계승을 허용하는 등 진보적 양성평등을 일궈내 세계를 놀라게 한 나라입니다.

여권 신장에 있어서 핀란드와 쌍벽을 이루는 스웨덴의 여성정치는 1921년 여성의 투표권을 인정한 이후 점진적인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1922년 첫 여성 의원 5명이 당선된 이래 1920년대와 1930년대 2%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왔습니다.
1962년 12%, 1982년 20%, 1991년 33%, 2002년 45%로 지난 50년 동안 10년마다 10%씩 늘어난 셈이지요. 1980년대부터는 남성과 동등한 비율로 의회가 구성되고 있기도 합니다.

여성 권익 향상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스웨덴의 ‘여성당’.
출처 : 스웨덴 여성당
2006년에는 전체 국회의원 349명 가운데 47.3%인 165명의 여성 의원이 탄생해 세계 2위 국가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내각 역시 20개 부처 가운데 9~10개 부서에 여성장관이 임명되는 등 40%가 넘습니다.

1993년 스웨덴 정당사상 처음으로 여성 의원인 슈만(Gudrun Schyman)이 좌익당의 당수가 되었으며, 1994년 칼손(Ingvar Carlsson) 정부는 내각의 절반을 여성에게 할당한 정부를 구성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1998년 이후 페르손(Goran Persson) 정부에서도 이 원칙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 밑바탕엔 여성할당제와 남녀평등법 제정이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여성할당제를 맨 처음 도입한 곳은 정당으로 할당 규정을 당헌당규에 규정하고 있습니다.
1972년 자유당이 전당대회 권고로 의회선거에서 40% 여성할당제를 가장 먼저 시행한 이후 1981년 녹색당은 여성할당제를 처음으로 도입해 당의 모든 조직과 위원회에 최소 한 성의 대표성을 40% 보장하는 안을 할당조항으로 채택했고, 1987년 후보자 리스트에 최소 40% 여성할당 조항을 확대했습니다. 1991년에는 정당 법안에 2000년부터는 사회 고위 지도급에 50%를 여성으로 채워야 한다는 방침을 권고사항으로 정했습니다.

스웨덴의 최대 정당인 사민당은 각급 선거에서 50%를 여성에게 할당하고 있습니다.
정당들이 여성할당제를 도입한 이유는 정당에 가입하는 여성 수가 늘어남에 따라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실제 오랫동안 집권한 사민당은 어느 정당보다 여성들의 지지에 의존해왔습니다.

스웨덴 의회
정치 신인과 여성에게 유리하도록 작용하는 선거제도도 여성정치 발전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스웨덴의 선거제도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대선거구제다. 대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을 선출해 소선거구제보다 경쟁 과열이 덜하고, 여성 후보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습니다.
또 비례대표제는 개인이 아닌 정당 간 경쟁이기 때문에 정치 신인이나 선거운동에 미숙한 여성들에게 유리한 면이 있지요.

이처럼 정당의 할당제 도입 이후 1990년대 초를 기점으로 공공 부문 종사자의 70%가 여성으로 채워졌고, 주로 교사와 의료서비스직 등에서 여성 고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1979년에 제정된 남녀평등법 역시 정치는 물론 사회경제 분야에서 여성의 권익 향상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후 1991년과 1994년 두 차례 개정되면서 스웨덴은 세계 최고의 남녀평등과 복지제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1987년 채택한 ‘2명마다 여성 1명(Varannan damernas)’ 보고서 이후 사회 전 부문에서 양성평등을 ‘주목표’로 실시한 정책도 주효했습니다.

1994년 스웨덴 정부는 법의 효율적인 운영을 철저하게 감독하기 위해 평등문제평의회, 평등옴부즈만과 평등위원회, 사회성 평등부의 평등정책 담당 정부기구를 설립했습니다. 평등문제평의회는 여성단체, 정당, 노사 대표 등으로 구성돼 매년 4차례의 회의를 통해 국가정책으로 추진할 평등 문제를 토의하는 기구입니다. 가장 영향력 있는 기구인 사회성 평등부는 중앙정부 내에서 평등 문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내각회의에 앞서서 정부 제안서와 정부정책 결정을 양성평등 관점에서 심사합니다.

스웨덴인들은 ‘여성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진정한 양성평등의 모델을 보여주는 나라, 스웨덴을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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