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일이 두해에 걸쳐서 일어났다.
지난해에는 포항스틸러스가 아시아챔피언에 올라서더니 올해는 성남일화가 똑같은 일을 만들어냈다.
성남은 지난 13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조바한(이란)과 2010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갖고 3-1 이라는 스코어로 당당하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K-리그팀이 그것도 2년 연속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더욱이 신태용 감독은 지난 1996년 선수 시절, 이 대회의 전신인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이번에는 선수가 아닌 감독 자격으로 다시 정상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팀을 맡은지 2년만에 일궈낸 성과라 더욱 놀랍다.
성남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우승상금으로 150만달러를 받았고, 라운드별 상금과 토너먼트 수당 등으로도 71만달러를 벌어놨다. 그리고 12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은 참가만으로 최소 100만달러까지 받게돼 최소 321만달러(36억2000만원)를 확보했다.
어마어마한 액수다. K-리그 우승상금이 3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성남은 10배가 넘는 돈을 주머니속에 챙겨넣었다.
성남은 당장 이번주부터 울산과 K-리그 6강플레이오프전을 치뤄야 하지만 우승을 못해도 아쉬울것이 없는 상황이다.
특정종교와 관련있다는 이유만으로 연고지인 성남에서 온갖 갖은 핍박을 받은 성남이 거둔 성과로써는 정말 대단할 뿐이다.
그들은 홈구장의 잔디문제로 여러곳에서 비난을 받았고 관중이 없다고 놀림을 받았다. 여기에 성남시의 냉냉한 태도에 변변한 클럽하우스 없이 낙후된 시설에서 훈련하는 것도 감사히 생각해야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남일화는 K-리그 명문팀답게 모든걸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날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한 라돈치치는 관중석에서 초조함으로 경기를 지켜봤고 상무에서 갓 제대한 최성국 역시 떨리는 마음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당초 1골 싸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성남은 이날 모든 선수들이 물러서지 않는 공격으로 조바한에게 맞섰다. 선제골을 기록한 샤샤와 두번째 골을 기록한 조병국이 수비수라는 점은 이를 반증해준다. 특급조커 김철호도 한몫 해냈다.
라돈치치가 결장함에 따라 공격력에 우려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나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는 정확한 패스과 강력한 왼발슛으로 성남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몰리나의 활약은 분당 서현역 한복판에서 기습적인 불법주차로 교통체증을 유발시키며 운전자들의 원망을 샀던 그 기억을 단숨에 날려버리기 충분했다. (지난 8월 인천전에서 헤트트릭을 기록한 후 몰리나는 다음날 서현역 이면도로에서 기습적인 불법주차를 시도하며 뒷차들의 통행을 방해했다. 몰리나 차량의 바로 뒤에 있던 기자는 한소리를 하려했지만 그는 해맑은 웃음을 보이며 기자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이제 성남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복을 꿈꾸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2010에 참가하는 성남은 오는 12월 11일 알 와다(UAE)-헤카리 유나이티드(오세아니아) 승자와 6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나흘 뒤인 12월 15일 결승 진출을 놓고 올해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와 만나게 된다.
“수준낮다”, “느리고 재미없다”고 무시당하면서까지 세계무대에서 K-리그의 위상을 드높힌 성남의 업적은 박수받아도 마땅하다. 그 주인공이 성남이라는 사실에 배가 아픈 것이 사실이지만 잘한 일은 박수쳐주고 못한 일은 따끔하게 질책해주는 것이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형님' 신태용 감독을 필두로 성남 선수들의 선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성남 정말 많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