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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영어회화실력, 창피를 극복해야 성공

[칼럼]영어회화실력, 창피를 극복해야 성공

기사승인 2009. 01. 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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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맥 마틴
(숭실대 전임교수)

지난 21일 서울교육청은 학교영어교육방법을 의사소통중심으로 개선하고, 학생들의 영어사용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너무 잘 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요새 교육현장을 둘러 보면 한국 사람들 중에는 영어회화를 좀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한결 같은 불만은 영어회화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영어교육이 문법과 해석을 중시해 오다가, 새롭게 회화교육을 강조하다 보니 더 어렵게 느껴진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한국에서 성인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동안, 한국 국민의 기질적 특성이 외국어 학습태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내가 느낀 한국인의 영어정복의 비결은"보이지 않는 벽"허물기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사람들은 영어를 잘 하고 싶어도 항상 "보이지 않는 벽"에 막혀서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영어의 달인이 되는 길을 가로막는 벽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가장 눈에 띠는 두 가지만 강조하려고 한다.

첫 번 째, 한국 사람들은 영어로 말할 때 실수하는 것을 너무 두렵고 창피하게 생각한다. 특히 원어민 강사 앞에서 영어로 말할 때, 실수하면 어쩔 줄을 몰라한다. 그 때문에 어떤 학생은 수업 중에 영어로 말하는 것을 포기하고 듣기만 한다. 창피당하느니 가만히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이다.

이래서는 영어실력이 조금도 좋아질 수 없다. 아마도 한국 학생들의 이런 기질은 전통적으로 체면과 형식을 중시하는 과시욕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한국 중고등학교에서의 영어교육 방식에도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고 본다. 한국 학교에서는 영어 강의 시간 중에 학생들이 답을 틀리거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생의 실수를 꾸짖고 나무라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정말 영어에 재미를 붙이게 하려면 영어 학습태도나 노력에 대해 칭찬하여 분발시키는 영어친화적 교육방식이 중요하다. 그래야 영어에 재미를 붙이고 사람들과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 의욕도 높아질 수 있다.

좀 역설적으로 말 한다면 영어공부에서 실수가 많은 학생일수록 가능성이 높은 학생이라는 인식의 전환만 있으면, 머리 좋은 한국학생들의 영어실력은 놀라운 발전을 이룰 것이 틀림없다. 영어의 시작은 문법과 단어 암기보다는 커뮤니케이션에 달려 있다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 때문에 정확한 표현과 바른 의사전달 능력이 생기기기까지에는 누구나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그런데 이 실수를 큰 죄나 진 듯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른 공부법이 아니다. 원숙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 역시 많은 실수를 통해서 보다 세련되고 완벽한 영어에 도달한 사람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두 번 째, 한국학생들 중에는 외국친구가 없어서 영어실력이 약하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또 북아메리카나 영국사람들 하고만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상당히 까다로운 주문을 하는 학생도 많다. 물론 외국친구 생기거나 외국에서 공부하거나 봉사 활동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영어를 더 많이 연습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좋은 기회는 얼마든지 넓게 열려 있다. 나 역시 한국말 배울 때 한국어가 미숙한 외국친구들과 말하면서 공부했고 상당한 성과와 자신감도 붙게 되었다. 물론 잘 모르는 사람끼리 공부하다 보면 다 같이 모르는 것이 있게 된다. 이때 이 문제를 가지고 전문강사에게 물어서 고치게 되면 잊혀지지 않는 알짜 실력이 되곤 했다.

어학이란 평소의 일상생활을 통해서 익혀야만 효과가 크다. 영어 역시 학교에서만 배우는 공부라는 인식으로는 정복이 어렵다. 영어의 생활화는 같은 한국사람끼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팀이나 동호회를 만들어서 아무리 틀려도 영어로만 말하는 습관을 길들이면 영어로 말하기 듣기가 별로 낯설지 않게 된다.

영어는 이미 "국제언어"이므로 지역에 따라 다른 사투리를 듣고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있다. 한국인이든, 캐나다인이든, 필리핀인이든 각기 특색 있는 영어를 폭넓게 익히는 것도 국제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더 좀 더 자신이 붙으면 영어로 생각 하고 표현하는 능력도 길러지게 된다. 그 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어사용기회 확대를 위해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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