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한·러 공동개발 서캄차카 유전 계약 종료됐다(종합)

한·러 공동개발 서캄차카 유전 계약 종료됐다(종합)

기사승인 2008. 08. 13. 13:5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러시아정부 계약 연장 거절… 가즈프롬이 이어받을 듯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개발해 온 서(西)캄차카 유전개발사업의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무현 정권 자원외교의 최대 성과로 자리매김했던 사업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석유공사와 러시아 로스네프트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설립한 ‘캄차카네프트가즈’와 러시아 연방 지하자원청 간의 유전개발사업의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은 당초 계약기간이 7월 말로 종료됨에 따라 러시아 정부가 계약연장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대와는 달리 계약이 연장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유전탐사와 관련된 인력이 조만간 철수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서캄차카 해상광구는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로스네프트가 2003년 러시아 정부로부터 운영권을 따냈으며 한국은 이듬해 9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석유공사와 로스네프트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 이 사업의 공동 계약자가 됐다.

서캄차카 광구는 면적 6만2680㎢(남한 면적의 약 3분의2)에 잠정 매장량은 37억 배럴이며 이 중 한국 측 지분 매장량은 15억 배럴이다.

로스네프트와 한국 컨소시엄은 6대 4 지분으로 ‘캄차카네프트가즈’라는 공동 운영사를 세우고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계약 기간이 이달 말 종료됨에 따라 서둘러 러시아 정부에 라이선스 연장을 신청해 놓은 상태였다.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G8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조기에 서캄차카광구에 대한 계약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시추 작업이 당초 예정보다 1년 이상 늦어지면서 한국 측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라이선스 연장을 받아줄지 대해 미지수였기 때문에 이 대통령까지 나선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적극 협력 의지를 받아놓은 상태여서 석유공사와 업계는 이번 사안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컨소시엄과 로스네프트는 2007년 말까지 2개 공, 올해 1개 공 등 모두 3개 공을 시추할 예정이었지만 로스네프트가 시추선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시추가 차일피일 미뤄져 지난 6월에야 한국 유일의 시추선인 두성호가 투입돼 첫 시추가 이뤄졌다.

당초 계획은 7월중 목표 지점(해저 3025m)에 도달하면 곧바로 2번 공 시추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한국컨소시엄이 계약연장에 실패하면서 참여기업들이 정확한 사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SK에너지, GS칼텍스,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종합상사, 금호석유화학 등은 사업을 주도한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관련사실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파악중에 있다.

유전개발 참여를 관련기업들이 여러차례 공언한 바 있어 계약종료에 따른 공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사업실패에 대해 이렇다 항의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대부분의 유전개발 컨소시엄이 석유공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놓고 항의하면 향후 다른 비즈니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현재 관련부서를 통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중”이라며 “향후 공시나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모든 사업을 석유공사에 일임했기 때문에 개별기업들은 직접적으로 알수 있는 정보가 전혀 없다”며 “향후 석유공사와의 비즈니스가 많아 섣불리 항의를 할 수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석유공사도 좌불안석이다. 컨소시엄을 사실상 석유공사가 이끌고 있는 상태여서 모든 책임이 석유공사에게 돌아갈 것이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석유공사는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정확한 입장을 지식경제부와 협의를 통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러시아 정부의 공식입장을 기다리는 상태”라며 “러시아 정부에 계약연장을 요청한 상태로 아직까지 뭐라 전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컨소시엄의 서캄차카광구 계약종료로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이 계약연장을 받지 못한 한국컨소시엄의 계약을 이어받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