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불교계에 따르면 1981년 출간된 ‘선문정로(禪門正路)’는 성철 스님이 간화선(看話禪) 전통을 정립하고자 쓴 법어집이다.
다양한 불교 경전을 인용해 집필한 선문정로는 성철스님 스스로가 탈고 후 “부처님께 밥값을 했다”고 자평했던 대표 저서다.
성철스님은 책에서 깨달음 이후의 수행이 필요 없음을 뜻하는 ‘돈오돈수(頓悟頓修)’를 강조하는데 이는 깨달음 이후에도 수행이 지속돼야 한다는 보조국사 지눌(知訥의 ‘돈오점수(頓悟漸修)’ 사상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로 인해 당시 불교계에는 ‘돈점(頓漸)논쟁’이 크게 일었다.
성철 스님의 선사상이 고스란히 들어간 선문정로지만 내용 자체가 어렵고, 많은 부분이 한문투로 쓰인 탓에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평이 많았다.
‘정독(精讀) 선문정로’는 선문정로 19장 체제를 그대로 따르면서 장마다 설법의 맥락과 특징을 짚고, 선문정로의 인용문을 상세히 분석했다.
또한 어려운 한문투의 번역문은 한글세대가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썼다. 글자를 생략하거나 바꿀 경우 ‘대괄호’를 사용해 문맥과 뜻이 통하도록 했다. 성철이 주창했던 돈오돈수의 의미와 이유 등도 친절하게 소개했다.
해설서 감수는 성철 스님의 시자였던 원택 스님이 맡았다. 22년간 은사를 시봉했던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 열반 뒤로는 여러 기념사업을 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