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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인도, ‘인질극’ 열차 납치 테러 지원해”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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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3. 16. 15:32

PAKISTAN-UNREST-TRAIN <YONHAP NO-5762> (AFP)
발루치스탄주에서 분리주의 무장 반군이 열차 납치 테러를 벌인 현장에서 1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국경수비대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AFP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지난 11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에서 인질 수백명이 잡혔던 열차 납치 테러와 관련해 파키스탄 당국이 인도가 해당 테러를 벌인 반군을 지원했다고 비난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파키스탄군 대변인 아흐마드 샤리프 중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발루치스탄주에서 발생한 이번 테러와 이전의 여러 사건들에서 "주요 배후는 동쪽의 이웃 나라인 인도"라며 직접 지목했다. 그는 테러에 가담한 자들 일부가 현장에서 탈출했고 현재 군이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테러 가운데 사망한 희생자 대부분은 승객을 보호하던 보안군과 휴가 중 기차를 이용해 이동하던 군인들이라고 덧붙였다.

샤리프 대변인은 지난 2016년 간첩 혐의로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은 인도 해군 장교가 인도 정보기관을 위해 활동하며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을 비롯한 발루치 무장단체와 다른 테러 단체들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 인도 장교는 간첩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샤리프 대변인은 그가 이번 열차 테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르프라즈 부그티 발루치스탄주 총리 역시 기자들에게 "파키스탄은 인도의 개입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부그티 총리 역시 구체적인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파키스탄 군과 지방 당국에 앞서 파키스탄 외교 당국도 인도를 비난했다. 샤프캇 칸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테러사건의 배후를 자처한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을 인도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비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는 파키스탄의 주장에 강력히 반발했다.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파키스탄이 제기한 근거 없는 주장을 강력히 거부한다"며 "이번 테러와 인도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번 열차 테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계획됐다는 파키스탄 외교부의 주장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BLA는 아프가니스탄 내에 어떠한 기반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파키스탄 군 당국은 열차 테러범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조직원들과 연락을 주고 받았고 테러에 사용된 무기들도 인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유입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선 지난 11일 발루치스탄주에서 출발한 열차가 160㎞ 떨어진 마슈카프 터널에 다다랐을 무렵 무장 괴한들의 습격을 받았다. 당시 400명이 넘게 타고 있던 이 열차는 선로를 폭파하고 총격을 가한 BLA 대원 수십명에게 납치됐다. 파키스탄 보안군은 약 30여 시간의 대치 끝에 12일 밤 열차를 급습해 BLA 대원 33명을 모두 사살하고 인질 354명을 구출한 뒤 작전을 끝냈다.

파키스탄 당국은 15일 기준 최종 집계 결과 군인 23명·열차 직원 3명과 승객 5명 등 총 3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발표됐던 25명의 사망자들보다 늘어난 수치다. 이번 열차 테러 사건 이후로 발루치스탄을 오가는 모든 열차 운행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발루치스탄은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주이지만 인구는 가장 적은 주다. 파키스탄 전체 면적의 40%를 넘게 차지하지만 2억 4000만이 넘는 파키스탄 인구의 6%만이 거주하고 있다. 천연가스와 광물 등의 자원이 풍부한 이곳은 아프간·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중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이 지나는 핵심 지역이기도 하다.

이 곳의 소수민족 발루치족은 파키스탄 중앙정부가 발루치스탄의 자원을 착취하며 지역 개발은 등한시하고 차별을 이어오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특히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무장반군은 크고 작은 테러를 벌이고 있다. BLA은 지난해 11월에도 퀘타의 기차역에 자살 폭탄 테러를 벌여 26명이 사망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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